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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평점 :
세상에는 '불행을 나누면 반이된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 용기있는 행동이 자신의 의지
가 아니라 '강요'에 의하여 행하여진다면? 그리고 어떤이의 생명과 삶, 그 모든것이 온전히 자
신을 위한것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하여 주어진 것이라면? 이렇게 이 소설의 줄거리는 가족이
라는 울타리에서 고통받는 한 소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소녀에게는 백혈병에 걸린 자매 (언니)가 있다. 그리고 그녀는 언니에게 정기적으로 혈액, 골
수 등을 공급하면서 그 연약한 몸과 생명을 이어주는 역활을 수행한다. 만약 그녀의 존재가
없었다면? 아마 언니는 태어나 5~6년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들은 언니의 치료를 위하여 '소녀'를 낳았고, 또 그들의 소망과 희망을 담아 태어난 '소녀'
는 그 목적에 부합하는 건강하고 '적합한' 유전자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완벽한
유전자! 어쩌면 바로 그것이 이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의 핵심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소녀는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가족
이라는 구성원에서 소외받거나, 학대를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의 가정이 특수하
다. 소방수인 아버지와 언제 상태가 악화될지 모르는 '언니' 그리고 언제나 언니의 상태를 살
피는 어머니와 '사랑받지 못했다' 라고 생각해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큰오빠가 '소녀'가 살아가
는 가족을 구성한다. 그렇기에 부모에게 있어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언니이며, 소녀또한 태어
나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언니의 삶에 필요한 모든것을 '타의'에 의하여 제공하는 것을 당
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다. 허나 소녀가 청소년기에 이르자 지금까지의 질서는 바뀐다. 소
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이하게도 소녀는 가족과 가족의 대화보다는 사회 시스템의 문을 먼저 두드렸다. 그리고 그
럼으로서 그들 가족은 처음으로 사회의 평가를 받게 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가
지고 있는 상식의 차이를 발견하고, 또 그 갈등의 골을 재확인하는시간을 가진다. 물론 소설
의 흐름을 보면 소녀는 단순히 '희생'을 강요하는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과 반항심을 담아 나름
대로의 어리광을 부렸을 뿐이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고 또 재판이 시작됨으로서, 이 사
건은 인간윤리와 의료시스템의 허점, 그리고 인간권익에 대하여 사회적 시스템이 어디까지 보
호해야 하는가? 하는 일종의 정의의 모순에 직면한다.
재판과정에서 어머니는 말한다. "내가 누구를 선택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말이다. 현실적으
로 언니와 동생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동생의 골수와 피 신장의 기증이 없으면 언니
는 죽어야 한다. 거기다 언니의 건강상태는 다른 알맞는 기증자가 등장할때까지 버틸만큼 좋
은 상태가 아니다. 그렇기에 어머니는 가족의 사랑에 모든것을 기댔다. 동생이 언니에게 보
내는 사랑, 내가 못하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기대와 사랑. 그렇기에 동생이 드러낸 목소리는
충격적이면서도 서운한 것으로 다가온다.허나 그들의 관계와 감정과는 상관없이 '결정'을 내리
는 것은 재판부의 몫이며, 정의를 내리는것 또한 공동체의 상식과 법률적해석에 달려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4명의 가족의 갈등과 현실을 마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름대로 재판부
가 어떠한 해석을 내놓고 또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하는 것에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누구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또 누구의 잘못인가? 하는 이분적 논리는 의미가
없다.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선택하여야 하는 '인간의 길' 마주할 것인가? 회피할것인가? 이
사건에서 4명의 가족은저마다의 해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