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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가위는 쓰기 나름 10 - NT Novel
사라이 슈운스케 지음, 이은주 옮김, 나베시마 테츠히로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오로지 책을 읽기 위하여! 이처럼 어느날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책을 소재로 한 작품들' 덕분
에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즐거운 마음을 이어 갈 수 있었다. 물론 이 책도 마
찬가지다. 개가 되어서도 책을 읽고싶어하는 주인공과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가와의 만
남. 물론 그들의 인연은 전혀 이상적이지 않았지만, 글을 사랑하고, 책에 미쳐있다는 그 공
통점 만으로도 이 소설은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한때는 인간이였으나, 사람을 지키려다 살해당한 주인공, 그리고 알게모르게 그에 의해서 목숨
을 부지한 여성작가. 그렇기에 기적적으로 다시 만난 이 둘은 은혜를 입은자와 베푼자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작가 '나츠노'의 성격에 의해서 개가 된 주인공은 상당한 고생을 하게된다.
실제로 나츠노에 의해서 길러지는 존재(애완견)가 된 이후로 그녀와 나누는 교감은 거의 '폭
력'과 같은 것이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놀리고 쫓기고, 벌을 받는 오락? 과 같은 것으로 포
장되고 또 무한히 그 일이 되풀이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나츠노가 표현하는 일종의
애정은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도중 잠시나마 독자들을 흐뭇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드러낼 때도
있다.
허나 역시나 이 소설의 줄거리는 책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책과 작가 그리고 독
자는 강한 연결고리가 만들어내는 저자만의 표현을 읽도 또 공감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소
설에 등장하는 작가는 나츠노 뿐 만이 아니다. 활발히 연예계 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돌 작가,
작가 스스로 은거하는 삶을 살기에, 세상에 신비로운 존재로 통하게 된 무게있는 작가, 어느
작가를 동경하며 어느덧 작가의 길을 걷게되는 신인작가, 그리고 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비블리아 마니아들의 등장과 그들이 일으키는 수 많은 사건들은 분명히 나에게 있
어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줄거리였다.
허나 그것을 돌려 말하면 이 책은 상당히 취향을 타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어디까지
나,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난다. 그렇기에 책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애정이 없으
면, 소설의 내용은 그저 작가의 작은 가슴을 놀리는 강아지와, 그에 대한 철저한 응징으로 보답
하는 두 사람의 투닥거림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는 책을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 등장
할 작가들의 창의력과 노력을 기대하는 인내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재미있
었다. 아니다. 책의 완성도는 둘째치더라도 그저 작가가 가리키는 하나의 방향에 대하여 나
도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을 선택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