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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일기 - 디킨스의 만찬에서 하루키의 맥주까지, 26명의 명사들이 사랑한 음식 이야기
정세진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7년 2월
평점 :
어린시절부터 교육받아온 예절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허나 이와 다르게 나의 식생활
의 일부는 책과 연관이 있다. 중세의 식생활을 공부하고, 여러 문호들이 표현한 맛이 궁금해
직접 그곳을 답사해 먹어보고, 예부터 귀하다 여겨진 (요즘은 흔해빠진) 여러가지 향신료와 양
념들을 듬뿍 뿌려먹으며 과거의 호사?를 한번 체험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모험도 해본것이 지금
까지 나의 기행이였다. 그 밖에 홍차에 브랜디를 넣는다거나 하는 기호에 대한 부분도 소설이
나 역사서를 읽어 내려가면서 '타인의 기호를 내것으로 소화한' 모방의 결과물이다.
물론 그러한 행동은 비단 나만의 모습은 아닐것이다.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도 그 자신이 '
원조'였던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입맛, 생활환경, 역사의 한계에 따라서 맛을 추구하고 또 무
언가를 즐기는 그만의 기호를 만들어갔다. 그렇기에 그들의 입맛은 지금까지도 명물로 내려
오거나, 식생활에 뿌리내린 예절로서 남아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먹는것은 무엇인가? 하는 나
름대로의 철학에 대한 하나의 길을 개척하는 의미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과연
이들이 추구한 미식은 식탐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오늘날 아무리 '먹방'이 유행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 따지면 비만과 성인병의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은 무특정 다수들이
행위자를 보며 이른바 '대리만족'을 느끼는 간접적인 행위다. 아마도 그것은 식탐과는 거리
가 멀다. 먹는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서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는 과연 어떠한 결과를 가
져오게 되었는가? 나는 그러한 질문의 해답을 이 책을 통해서 알라가고 싶었고, 또 나름대로
의 해답을 발견했다 믿는다.
솔직히 이 수많은 명사들의 식은 그만큼 다양하다. 그중에는 달콤하고, 시원하고, 부르러운
맛에 취하여 인생의 마지막을 괴롭게 끝맻은 사람도 있었고, 먹는것을 이용해 대중들의 단결
과 국가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한 전설적인 위인도 눈에 띄인다. 괜히 어느종교에서 '탐식'
을 주의하라 가르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제일 참기 어렵고 다루기 어려운 것이 바로 식욕
이 아니던가? 그것은 위인들도 같았다 하니, 은근히 동길감이 느껴지기도 하다. 그들이 먹
은 음식, 추구한 예절과 철학, 그리고 오늘날에도 남아있는 명사들의 매뉴는 과연 어떠한 것이
있을지... 한번 여러분들도 접하여보는것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