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의 첫사랑
빌헬름 마이어푀르스터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청춘이라는 단어에 녹아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직 자유롭게, 그리고 생각한대로 행동하

는 아름다움을 찬미했던 젊은 시절의 짧은기억... 아마도 이 책 또한 그러한 이미지가 분명 녹

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 책이 쓰여진 시대는 18세기, 분명히 오늘날 추구하는

많은 것들과 비교해 생소하고도 다른 가치관이 그 소설에 녹아있기도 할 것이다.    바로 그렇

기에 나는 고전을 좋아한다.  시대가 변해도 이해 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감정, 그러나 오늘

날에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시대의 분위기와 사고방식... 그것이 문자로 아우러진 것이 바로 고

전이며, 다르게 표현하면 문자로 표현되어진 작은 타임머신이라 할 수도 있겠다.


허나 오늘날 '나'의 감성으로 보면 이 소설은 나름 완성도에서 미숙하다는 감상을 받는다.   이

세상엔 만남과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한 작품과, 에로스적 감성을 과감하게 표현한 많은 작품들

이 넘쳐나는 통에 이처럼 짧고 담백한 소설은 그다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

나 반대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름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카를부르크의 유력한

황위계승자인 카를 하인리히 그는 그야말로 황금새장에서 벗어난 어린새와같다.  휼륭한 가

문, 화려한 외모, 부모와 국가의 요구에 부흥하는 우수한 인물... 그러나 그가 대학교육을 위하

여 방문한 '대학도시' 하이델 베르크는 그러한 황태자를 보통 대학생으로 바꾸어 버리고야

만다.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젊은이, 그야말로  규칙과 지성을 추구하는 고루한 교육보다는 통

하는 서로가 모여, 디오니소스 축제를 즐기는 대척없는 젊음.   그러나 황태자는 거기에 더 나

아가 사랑이라는 또 하나의 감정의 꽃을 피우는데 성공한다.  


그 꽃의 주인공은 케티, 그녀는 그야말로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카르멘이다.    약간 검은 피부

색에 밝고 활동적인 성격, 그리고 대학가의 청년들과 거리없는 관계를 지닌 그 개방성 덕분에

그는 황태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여인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본격적이 되기도 이전

에 끝난다.   급작스럽게 진행된 황태자의 즉위, 때문에 자유를 잃은 왕은 첫사랑에게 이

별을 고한다.  그리고 그 한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품으며 살아가자는 약속과 함께 이 소설은

그 끝을 고한다.


그야말로 서양 중세 민네의 가치관이다.  함께 할 수 없는 현실, 그러나 그 정신만을 공유하자

며 안타까운 현실과는 동떨어진 또 하나의 가치관을 만들어낸 그들의 약속은 그야말로 서양의

사랑에 있어서 순애를 상징하는 가장 오래된 다른 사랑법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나는 그

아쉬운 사랑에서 벗어나, 이 소설에서 누가 가장 행복한 인물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상

식선에서 본다면 황태자와 케티는 아닐 것같다.   그렇다면 그 작은새를 위해 자유를 선물한 스

승 위트너박사일까?  아니면 세상의 룰에 맞추어 권력과 질서를 신봉한 집사 시종 루츠일까?

그것은 결국 독자 각각의 가치관에 따라 그 의견이 다를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칼과 케

티의 사랑이 아름답다 생각한다.   애초부터 포기한 사람, 꿈에그리다 끝내 놓쳐버린 사람

과 비교해 행동 한 두사람의 가치관이 더욱 빛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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