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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0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그러나 그 사랑을 경험하면서, 그들은 스스로 상상하던 사랑
의 형태를 버리고, 상대에게 걸맞는 사랑, 상대를 면저 생각하는사랑의 표현으로, 결국 그들만
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나아간다. 그러나 인간은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상대는 언
제나 상대방의 애정에 대한 '증거'를 요구한다. 기념일을 챙기고, 애정의 말과 눈빛을 보내며,
심지어는 선물이나, 몸을 통하는? 교감을 통해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해야 만 그'사랑'이라는 감
정을 느낀다.
물론 저것이야 말로, 사람 사는 세상의 사랑법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세상에는 '정신적인
사랑' 을 꿈꾸는 낭만파도 있으며, 이 책은 그러한 낭만을 표현한 하나의 가상의 이야기(소설)
이다. 과연 이 책의 저자는 어떠한 사랑을 꿈꾸었는가? 그리고 어떠한 여성을 꿈에 그렸
는가? 나는 이러한 저자의 '애증'을 엿보고 싶었고, 또 실제로 그가 그리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읽고 또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올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소설의 이야기에서, 중세의 서정시 '민네'의 계보?를
발견한다. 고귀하고 섬세한 소녀를 사랑한 소년, 그러나 그 공작가의 영예를 사랑하는 것이 '
주제넘은 것' 이라는 것을 느끼기에 그는 어리고, 또 순수했다. 물론 그들은 성장하고, 또 어
른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위기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상태에 도달하지만, 공녀와 일개
대학생의 사랑은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인연이자, 방법으로 계속해서 이
어지게 된다.
그렇다. 그들은 키스나, 포옹, 서로를 위한 달콤한 밀애?를 즐기는 관계에서 벗어나, 단순히 만
나 이야기를 나누고, 시를 낭독하며, 공녀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또는 세상에 대한 그
의 관점을 열혈히 전달하는 웅변가의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그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렇게 그들은 격렬하고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잔잔하고, 은유적이면서, 지적이고, 무언
가 애처로운 사랑법을 선택하며, 만나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헤어지는 그 순간에 대한 의미
를 발견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그 희망에 대한 두근거림을 사랑한다. 그야말로 그녀는 정숙
한 귀공녀요, 그는 기사도를 숭배하는 기사의 표본이라 할만 하다.
그러나 병약한 공녀와는 다르게, 그는 사랑의 포로이자, 열혈한 에로스의 신봉자이다. 때문
에 그는 결국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그녀의 마음을 달라 말하고, 무엇보다 격렬한 자신의
마음을 보라 말하며, 결국 지금껏 이어져 왔던 과거의 형태를 부수고야 말았다. 그러나 공녀
는 그 뜨거움을 거부한다. 그러나 그 용기의 결과일까? 점점 그 열기는 주위에 그리고 공녀
자신을 태우며, 결과적으로 세상이 말하는 '사랑'을 토해내지만, 그 결과 공녀는 그 연약함을
넘지못하고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다.
결국 그녀의 모든것을 알고 있는것은 '주인공' 그 자신 혼자 뿐이다. 계급, 지위, 가식, 이 모
든 울타리를 벗어던진 순수한 그녀를 알고 있는것은 바로 그 자신 뿐인 것이다. 때문에 그는
평생 그녀를 가슴에 품을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그녀가 죽은 오늘날 까지 품었던 그 모든것
을 끌어안고, 그는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 갈 것이다.
그렇다. 그것이야 말로 사랑이다. 어찌 사랑에 형태와 증거가 필요하겠는가? 사랑은 고귀함
과 순수함이다. 그리고 희생을 받아들이는 아픔을 감내하는 인간이야 말로 사랑을 할 자격이
있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