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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동통신 봉수 - 우리 터 우리 혼, 오늘도 팔도가 무사하다 봉화가 전해 주네
최진연 글.사진 / 강이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봉수' 흔히 봉화대로 알려진 이 시설물에 대해서 지금껏 나는 특별히 무언가 '특별하다' 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오직 봉수대만을 소개하고, 또 봉수대의 오늘을 말하는 이 책
의 내용을 접하면서, 나는 오늘날 무관심 속에서 변형되고, 파괴되는 봉수의 오늘을 알게되
었다. 봉수란 무엇인가? 과거 편지, 파발마 같은 수동적인 통신수단에 의지하던 시대에 있어
서, 봉수는 한반도에 있어서 가장 빠른 통신수단으로서의 위치를 지켰다. 실제로 조선시대 구
축된 봉수시스템이 부산에서 한성까지 12시간만에 '(긴급)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하니,
당시 시대에 있어서 그것은 나라와 각 지방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봉수 중에서 '서울'의 봉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은 얼핏보면 '돌 무더
기' 로 밖에 생각되지 않을 만큼 철처하게 회손되고 또 파괴된 모습이 드러난다. 어째서 고려
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그 오랜기간 한반도의 통신을 책임지던 봉수가 이처럼 초라한 모습
을 보이게 되었을까? 그것은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인 일제시대를 시작으로 태평양 전쟁, 6.25
전쟁을 겪으며 파되된 탓도 크지만, 그 후 후손들의 무관심과, 지방관청의 성의없는 '전시행정'
에 의한 파괴가 제일 큰 문제로 떠오른다.
실제로 저자의 필름에 찍힌 사진들을 들여다 보면,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봉수도 오늘날 군부대
의 헬기장이나, 방송 송신탑을 만든답시고, 허물어지고, 밀려나고, 파괴되는 등의 많은 수난을
당한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기껏 관광상품, 올레길, 산책로 등으로 계발되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해도, 역사적 고증이 없이 그럴듯하게 지어지거나, 심지어는 시멘트까지
섞어 무리하게 쌓아올린 봉수의 모습은 저자에게 있어서, 절로 한숨을 지어지게 하는 한심한
'행정'의 결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주장한다. "봉수의 특성을 살리
고, 그 주변환경의 아름다움을 이용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가치는 빛을 발할 것이다"
라고 말이다. 봉홧불을 올리는 봉수의 특성상 대부분의 봉수는 산 위, 아니면 주변이 확 트
인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봉수 주변에 산책로를 만들거나, 그곳에 존재하
는 '봉수의 역사'에 대한 꾸준한 광고와, 연구만 진행된다면, 사람들은 굳이 화려하지 않더라
도, 아니... 그 초라한 동무더기 속에서라 할지라도 진정한 (한반도의) 역사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