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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해부도감 - 가족 구성원의 감성과 소박한 일상을 건축에 고스란히 녹여내다 ㅣ 해부도감 시리즈
오시마 겐지 글.그림,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3월
평점 :
나는 어린시절부터 '공동건물'서 살아왔다. 때문에 자연스럽게도 반지하와 아파트를 거치며
터특한 철칙, 즉 언제나 벽 너머의 이웃을 배려하고 또 눈치를 보는 능력이 생겨났는데, 역시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늘날 '분가'하여야 할 시점에 이르러,나와 부모님의 견애차는 점차 벌
어져 이제는 어떠한 협의의 여지도 없게 되었다.
과거의 부모님에게 있어서, 집은 곧 재산이자, 투기의 대상이다. 땅값이 오르고, 아파트값이
오르기를 기다려, (나중에 퇴직할 나이에 들 때쯤) 그 집을 팔아 평온한 여생을 보낸다는 나름
대로의 철칙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파트 열풍'은 작고 밀집된 도시문화를 이룬 한
국에 있어서, 가장 합리적이고, 또 지금까지 서민들에게 가장 '안전한 투자'로서 인식되는 안정
성에서 출발하였기에, 앞으로의 미래에도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가 를 찾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최근에 '자신만을 위한 공간'을 추구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또 '
귀농'을 함으로서 단독주택을 지어 올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주택은 적어도 과거보
다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때문에 나도 '나만의 집'을 꿈꾼다. 도시에서 조금 더 멀지라
도 마당이 있고, 나만의 자유가 보장된 그러한 휴식처를 원하게 된 것이다.
과거 TV프로그램 '러브 하우스'에서 보여졌던 것과 같이, 주택의 장점은 기존의 집을 리폼
하고, 또 새로 지어올리면서 '전문가' 뿐 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 '장본인'또한 함께
새롭게 태어날 주택의 청사진을 그리고 또 창조한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실제로'주택
의 창의성' 를 주제로 한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수납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부터,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에 이르기 까지, 보다 획기적이고, 자유스러운 '일러스트와 조감도'가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그 일러스트에는 언제나, 그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목적'과 '희망'이 묻어
나온다.
예를들면, 아이가 많은 집에는 1~2층을 연결하는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만든다던
가, 효율성을 중시한 젊은층을 위해서 다락과 같은 잉여공간을 수납장으로 만든다던가, (저자
가 일본인이라) 전통적인 멋과 가치관을 계승한다는 목적으로 미닫이 문, 마당, 다다미방을 만
든다던가 하는 일종의 다양한 시도가 이 책에 모두 드러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나중에 나만을 위한 '집'을 꿈꾸며, 나름대로의 상상의 나래를 펼
쳐본다. 역시 이미 만들어진 틀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그러나 역시 현실의 벽을 마주하면 꿈을 이루어도 만화의'짱구아빠' 처럼
융자 30년의 빛더미에 허우적거리며 살것 같은 느낌도 든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