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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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라던가, '국제시장' 같은 작품들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

의 흥미와 사랑을 받고있다.     어째서 그러한 작품들이 사랑받는가?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

하다.   그러한 작품들은 각자 작품이 담은 저만의 '시대'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각자의 작품들은 과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는 향수를, 그 후에 등장하는 후손들에게는

호기심과, '역사의 흐름' 이라는 교육적 효과를 부여하면서, 나름 그 존재를 강하게 과시한다. 

   

물론 내가 이러한 운을 띄운 것은 이 책 또한 과거 '대한민국'에 존재했던 하나의 시대를

그린 소설로서,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 묵직하고, 또 쓸쓸하기도 한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

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표현하는 시대의 인간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시대에서 표현하는

세대들이 그들의 '낭만'과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고 고뇌하고 있을때, 나는 그저 어린아이(저

학년의 학생이기도 했다) 로서, 걱정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였으니까.    그러나 그렇

다고 해도 분명히 그들과 나는, 같은 하나의 시간을 쓰며 살아갔고, 또 훗날 선.후배로서의 나

름대로의 인연의 끈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인연의 끈은 너무나도 연약하다.    단순

히 '살아간 인생의 길이가 다르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그들과 나 사이에, 느끼고, 추구하는

가치관을 포함한 많은 정신.물질적 정서의 차이점이 생긴 탓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있어, 소위 이 책이 말하는 '민주화 세대'들의 이야기는 많이 생소하고, 또

완벽하게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의 눈에 들어온 주인공... 그 서울대

생들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주의자들의 삶' 그 자체였다.     나의 대학시

절의 화제는 '진학' '취업' '스펙' 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 절박한 앞날의 가치관 이였다.

 

그러나 이 책이 표현하는 그 시대의 대학생들이 원하고, 생각하고, 추구했던 가치는 마치 과거

의 선비들이나, 중국의 유학자들이 추구했던 '천하태평'에 대한 추상적인 가치관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먹어치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또 나라의 국력과 자존심에

희생되는 약자의 편에 서서, 진정한 노동자의 세상 즉 '프롤레타리아' 의 건설을 꿈꾸

었다.     그러나 정치적 비리, 사업자들의 비리와 같은 강자의 횡포가 극심했던 당시의 시대

는, 그러한 학생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고, 결국 혈기넘치는 학생들은 '학생운동' 이라

는 이름하에 어른들이 만들어 낸 진압경찰의 방패앞에 서서 저항의 역사를 만들어 나아간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을 포함한 많은 학생들은 결국 '어른'이 되고야 말았다.    추구하는 가치

관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서울대생이라는 이 나라 최고의 지성을 가진 학생들 대

부분이 결국 '현실'이라는 벽 앞에 순종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경찰, 시위, 방패, 국가권력,

대공분실, 빨갱이라는 딱지... 이처럼 주인공을 거쳐간 수 많은 기억의 단어는 결코 그리 유쾌

하고 즐거운 이미지의 것이 아니다.

 

때문에 주인공은 훗날 한때 자신이 열혈이 따르고 동참했던 많은 기억을 추억하며, 단지 학생

시절의 무모했던 객기가 아니였나? 하는 자조섞인 의문을 품기도 한다.        변화되지 않는 사

회, 그렇게 혐오하던 자본주의 속 노동자가 되고만 그의 삶... 그러한 삶 가운데서, 그들은 오늘

도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과연 민주화 새대들은 그 '저항의 역사' 속에서 무엇을 얻고 또 무

엇을 잃어버렸는가?   이처럼 이 책은 그러한 과거의 시대, 그러나 그리 오래전 이야기가

아닌, 얼마전의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너희들은 민주화를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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