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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0년 - 대한민국의 분열과 대립, 적폐는 어디에서 비롯했는가?
문경주 지음 / 밥북 / 2014년 11월
평점 :
죽은자들이 모여있는 저승의 세계, 그 속에서 한때 '한반도의 대통령' 이라는 직함을 달았던 많
은 영혼들이 모인다. 물론 소설에서는 0아무개, 0씨, 불초000 같은 익명성을 십분 발휘하여,
직접적으로 누구를 지칭한다는 느낌은 다소 덜었으나, 이 책의 내용을 곰곰히 읽다보면, '그
불초' 들이 과연 누구들인가? 하는 궁금증들은 곧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이처럼 저자는 이
러한 다소 생소한 배경을 바탕으로, 대통령 박정희에 대한 잘못과 독선을 따지고, 또 지적한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은 오늘날에 있어서, 초토화된 대한민국의 경제를 부활시킨 공적과, 독재와
독선으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후퇴시킨 실책과 책임의 경계에서,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인물로서, 한 인간의 가치관에 따라, 영웅도 독재자도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저자는 그를 독재자라 말한다. 그리고 그가 권력을 잡고 행하였던 많은 실책을 말하
며, 오로지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혹사키기고, 인권을 억압하고, 대외적인 외교로 얻어낸 차관
과 지원을 이용하여, 친일파와 신흥부자를 만들어낸 그의 단기적 경제발전의 실체를 까발린
다.
오늘날 성장주의, 빈부격차, 지방갈등, 친일파 청산등의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또 그것들이 해
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겠는가? 이 책에 따르면 그것은 빠른 성과에 눈이멀어, 그
들에게 권력을 쥐어주고 또 도움을 준 박정희 대통령의 기본정책과 믿음에 가장 큰 책임을 물
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내용은 앞서 말했지만 오늘날의 국민들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우리집 에서도 큰 논란거리를 가져왔다. 나의 어른 즉 나의 부모님 세대는 이 책이 '빨
갱이'가 작정하고 만든 책이란다. "배고프고 암울했던 시기 박 대통령 덕분에 그나마 먹고살
았다." 그 사실을 바탕으로, 나의 부모의 박정희 사랑은 실로 굳건해 보인다. 그러나 나의 아
래 동생들의 세대는 "이 책의 저자가 빨갱이면, 박대통령 옹호자는 파시스트다" 라는 이념, 사
상적 척도를 들이댄다.
이는 생각하여 보면, 박정희의 은총에 둔감한 세대들이기에, 한 두발 물러선 시선에서 그 인물
을 판단하기 때문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새대간의 차이를 넘어 격렬한 토론거리를 (
싸움거리도) 제공한다. 과연 오늘날의 역사 속에서, 박 대통령은 독재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개혁의 주인공이 될것인가? 사뭇 그 앞날이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