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목싸목 보금아 한무릎읽기
이은재 지음, 최효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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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동화란 어린 아이들의 동심을 키우고, 또 바른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서 만들어지

는 글이다.    때문에 동화는 알기쉽고, 또 이론적이고 인위적인 '선'을 그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물론 이 동화 '싸목싸목 보금아' 또한 생각하기에 따라, 어린 아이들이 읽기엔 조금 어

려운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가장 한국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면'

에선 역시 '동화' 라는 장르에 걸맞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이 말하는 교훈은 '오늘날의 행복을 감사히 여기자' 라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현

대인(여기선 한국인)들은 자신들 이 누리는 자유와 풍족함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은 불행하다"

라는 생각을 품는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불행이라 생각하는 척도는 빈곤이 아니라, 인간으

로서 이루지 못한 꿈이나, 사회적 지위같은 '존엄'에 대한 부분을 채우지 못하는 불만에서 나오

는 것이기에, 사실상 이 같은 불만은 쉽게 다스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불만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지금 나 자신이 얼마나 혜택받은 환경 속

에서 살고 있는가?' 하는 저자의 주장을 위해 지어졌다.    그 증거로 저자는 조선말 '탐관오리

와 양반'들이 자신의 세력과 권력을 믿고, 갖은 횡포를 부리던 시대를 그린다.   그리고 그 속에

서 어린 여 주인공 '순금이'가 어떠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가? 하는 이 작품만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배고픔에 지쳐 빌린 보리 한말이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한가마니의 빚으로 돌아오고,

관아는 되먹지도 않는 이유로 군포와 세금을 바치라 하고, 아무리 빌고 빌어도 온가족이 배부

르게 먹고, 안심 할 수 있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차별에 저항했던 오라비는 멍석말이를 당해 반 병신이 되고, 돈을 벌어오겠다

며 보부상이 된 아버지는 오래도록 소식조차 없다.    이에 순금이는 어머니와 함께 최 부자의

횡포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억울함, 배고픔을 항상 느끼고 살아가는 순금이, 그러나 

어느날 그녀는 인자한 '삼미자 어른'을 만나 천주님을 모시는 일과, 세상의 현실을 바로보는 시

야를 배우게 되는데...
 
이처럼 저자는 주인공 순금이를 표현하며, 끝까지 맑고 아름답고 순진한 소녀, 그리고 어

려움에 굴하지 않는 강인하고,
총명한 소녀의 본보기를 보인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정말로 이 내용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약간

의 의심의 마음을 품기도 했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은 나의 '오늘날' 에 대한 위치와 행운

을 한번 재확인하게 하는 전환점을 제공하여 준 것이 사실이다.      때가 있을 때마다, 일신독

립(一身獨立)을 주장하면서도, 지금껏 진정한 의미의 독립을 이루지 못한 나 자신, 그리고 지금

껏 나를 키워주고 이끌어주는 부모님과, 여러 가족들의 존재... 이처럼 나를 둘러싼 행운은 너

무나도 많고 다양하다.   이를 생각하면, 적어도 나는 소년.소녀 가장이나, 고아, 빈곤자, 장애

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서, 상당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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