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악산
김태진 지음 / 푸른향기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의 한국을 보면, '과거 전쟁을 겪고, 나라를 잃었던 적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
로 상당한 질적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분명히 과거의 한국의 역사는 피와 눈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어려움을 겪었고, 그 시기는 나의 할아버지 때부터, 아버지에 이르는 비
교적 가까웠던 과거의 이야기에 해당하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들어 나의 할아버지는 일제와
6.25를 겪었고, 아버지는 군사 쿠테타와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계발 5년계획의 시작부터, 전
투환과 김영삼 대통령 시절 독재통치와 민주적 '이데올로기'가 충돌했던 격변의 시기를 온몸으
로 체험했다.
그렇기에 적어도 아버지는 과거를 추억 할 때마다, 우리들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감히 상상하
기 어려운 주제를 이야기 하고는 한다. 언제나 배가 고팠던 어린시절, 그리고 의무. 이념. 신
념으로 무장된 경직된 사회, 대통령의 외국시찰을 '비행기의 착륙부터, 청와대의 도착까지' 생
방송으로 중계하며, 언제나 '각하'의 존칭을 깍듯히 부르짖었던 방송이 존재 할 수밖에 없었
던 군국주의적 공화국의 시대상, 그리고 세계의 기업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애국'이라며, 언제
나 전투적인 도전정신과, 노력을 통한 결과를 숭배했던 당시의 셀러리맨(아버지를 포함한)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한국의 어른들은 '배고픔' 이라는 생체적인 어려움을 이를 악물고 참아
냈을 뿐만이 아니라, 그 막장의 나라 자체를 변화시키는 큰 일을 해냈다.
그렇기에 오늘날에 이르러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후손'들은 이제 '먹을거리' 보다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직업을 정하고, 또 사회생활을 이어 나아갈 정도 까지의 삶의 여유를 가
진다. 그렇기에 그들 무리에 해당하는 나 또한 과거 '사대부' 그리고 '배고팠던 시절' 을 이
야기하는 이 소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이 소설의 주인공이 겪은 고생과 빈곤의 이야기에
대하여 크게 공감한다거나,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고 슬퍼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이 책의
이야기가 과거'어른'들의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임은 인지한다. 그러나 아무리 읽고 느끼려고
해도 본격적으로 굶어 본 적도, 어려서 길바닥부터 공사판에 이르는 막노동을 해본적도 없는
사람에게 있어서, 이같은 이야기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박한? 감상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야기는 분명 읽는 사라믕로 하여금 '연민'의 감
정을 품게하기에 충분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저자는 크게 잃어버린
한국의 전통? 중 하나인 '사대부 문화' 즉
성리학적 사회에 대한 향수를 지닌 이 소설을 썻
지만, 그 속에서 '오로지 지키고 충성 할 줄 밖에 몰랐던' 사대부가 몰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대대로 이어 받았던 영지와, 권한 모두를 잃어버리고, 일개 국민으로서 비참한 생활을 하여야
했던 저자의 조상? 에 대한 기억의 일부분을 소설의 이야기로 활용했다.
분명 그들은 일제시대를 시작으로 조상대대로 이어받았던 의무.권리 모두를 박탈당했다. 오
로지 조선왕실과 씨족의 안녕만을 위해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모든것을 빼앗긴 현실은
그야말로 힘들고 과로운 나날의 연속이였을 것이다. 애초부터, 그들은 생존을 위해서 살았던
백성이 아니였고, 재물을 모으기위해서 기술을 익한 중인이 아닌 '양반'의 신분이였기에,스스
로의 생존능력, 즉 생활력은 거의 전무 한 것이 사실. 그렇게 일족을 이루던 그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서 살아가며, 전쟁에 희생되고, 간첩으로 몰려 죽어가고, 배고픔에 쓰러져 죽어감은
물론, 새로운 권력에 빌붙거나, 스스로의 총명함으로 국가시험을 치루거나 하는 학문적인 성공
을 이루며, 살아가 오늘에 이르렀고, 이 같은 내용은 그먀말로 과거 드라마 '국희' 와 같은 리얼
리즘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