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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ㅣ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평점 :
어느 시대를 살던지 사람이 가장 비참한 느낌을 받을때는 분명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그 순간
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날에도 그럴진데, 과거 신분제가 존재하던 그 시대상에 살았던 사람
들은 그 마음이 오죽 할 것인가? 자신의 능력이나 꿈꾸는 이상에 상관없이 오로지 태어난 출
생의 신분에 의해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 인간이라기 보다는 개미와 다름이 없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때때로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변란'을 일으킨 것도 어떻게
보면 이해하지 못할것도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존귀함을 꿈꾼다. 그렇기에 모두가 인정받고 귀하게 대접받기위해서 그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며, 이른바 내공을 쌓아간다. 괜히 상급사회의 분위기, 인맥, 기품이라
는 단어가 생겨 났겠는가? 분명 이 세상에도 상급자의 인생과 하급자의 인생은 그 명확한 구
분이 가능한 일면이 있다. 그렇기에 현실에 한계를 느끼는 많은 사람들은 이른바 신데렐라 스
토리를 접하며, 그 나름대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고 그 스트레스를 발산하기도 한다. 착하
기만하고 그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주인공이 결국 마녀에 의해서 다듬고 가꾸어져, 최종적으
로 왕자라는 행복의 열쇄를 부여잡는다는 이야기... 그야말로 현실성이 극히 적은 이야기 이지
만, 모두가 자신의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라고 믿는 세상속에서, 이 책은 이야기는 의외로 낭
만과, 로망이라는 단어속에 포장되어 오랜기간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도 따지고 보면, 배경이 조선시대일 뿐 본격적인 내용은 신데렐라 스토리와 진
배가 없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서 조금 다른점은, 남자주인공 '형수'와 여자주인공'덕이'를
보함한 주변의 모든 인물들이 조선을 옥죄고 있는 신분제에 진저리를 치고 그를 조롱하는 당
찬 기백을 가졌다는 이른바 '유쾌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설속의 '조선' 그곳은
오로지 규칙과 의무만이 존재하는 그 굴레의 면에서 만큼은 임금, 양반, 천민 모두가 그 나름대
로 평등한 편이다. 그렇기에 세자인 산과 첩의 서자인 형수 또한 그 굴레속에서 이른바
'개혁'을 꿈꾸고. 결국 그들은 당시의 세도가인 최대관의 콧대를 꺾고 또정치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하나의 사기극을 계확한다.
그렇기에 덕이는 그 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최대관의 아들 '만섭'의 배필로서 간택되기 위
해 '요조숙녀'로서의 훈련을 쌓는다. 오로지 짐승처럼 살다가 죽을 팔자에 대해서 진저리를
치던 덕이에게는 제2의 삶을 살수 있다는 기회가, 장차 임금으로서 살아야 하는 산에게는 전통
적인 세도가 와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정치적 장점이, 그리고 정실이 아닌 후처의
자식인 형수에게는 신분의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 미래와, 자신의 입신을 위해서라는 각각의 목
표를 위해서, 그들은 당시 시대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연극을 계획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연극은 순조롭게 돌아간다. 그러나 (이미 눈치 챈 사람들도 있을듯) 결국 그들의 연극
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들은 분명히 처음에는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계약관계에 불과
했다. 그러나 점자 그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관 '사랑'이라는 감정앞에서 서로
가 솔직 해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선은 결국 신분의 혁파를 이루지 못한다. 그러나 최
소한 소설 속에서 덕이와 그 반려자 형수는 분명 행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