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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정도전
주치호 지음 / 씽크뱅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영향인지... 출판시장에서도 꾸준히 인물 정도전에 대한 서적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나에게 있어서도 이 책은 대략 3~4번째로 접하는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그 다양한 서적들의 내용을 하나하나 접한 결과, 아무래도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에 대
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때문인지, 책들의 내용이 거의 비슷비슷한 구도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이야기도 다른 책들과 비슷한 내용과,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썩어빠진 고
려, 개혁을 꿈꾸는 선비, 세상에 둘도 없는 동맹자, 결국 같은 길을 갈 수 없었던 친우와의 이별
등등... 위인 정도전이 꿈꾸고, 원하고, 행동했던 뭐든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짜여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뜻밖에 다른 책들과 비교되는차이
점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다른 여느 책들이 조선을 건국하는 '정도전' 에서 그 내용이 멈
추는데 비해, 이 책은 조선 이후 '왕자의 난'으로 세상을 등지는 정도전의 최후까지의 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데 있다.
때문에 나는 이러한 내용을 읽으면서, 내심 그 이야기에 신선함을 느끼면서도, "어째서 다른 저
자들은 이 책의 저자처럼 정도전 에 대한 그 시작과 끝의 이야기를 고르란히 전하고 있지 않았
는가?" 하는 가벼운 의문을 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의문은 이 책의 후기를 읽음으로서 나름
대로 해결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나에게 있어, 그 해답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도 그럴것
이 그 해답이라는게 "영웅 정도전을 정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라는 작자들의 주관적
입장에 의한 결과의 탓이 크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전하는 바에 의하면 왕자의 난 당시, 정도전은 죽음을 앞두고 '목숨을 구걸하였
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을 죽이려는 상대에게 "목숨을 부지 할 길은 없는가?" 라고 물으며 목
숨을 구걸하는 정도전의 모습은 고결했지만, 혁명적인 이미지를 가진 정도전의 이미지에 별로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다수의 작가들은 그 정도전의 최후를 일부로 피한 것
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와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그것은 일단 역사적 사실을
전한 이후, "내가 상상하는 인물 정도전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라는 이유를 들어, 내용의
일부를 그야말로 각색했다.
때문에 이 책의 정도전은 저자가 믿어 의심치 않는 '고결한 영웅 정도전' 에 걸맞는 품
격과 인품을 지닌다. 그러나 나는 그 내용이 오히려 접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일종의 불쾌
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도전은 분명히 조선을 건국한 개국공신이면서,
급진적인 개혁을 주장하고, 절대적인 왕권의 강화를 반대한 민본정치를 주장했다. 그러나 때문
에 저자는 그것을 예로들며, (앞서 언급했지만) 그야말로 인물 정도전을 영웅 정도전으로 만
들어 버린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정도전은 너무나도 고결하다, 그리고 저자는 그
고결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주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품과 인망을 너무나도 쉽
게 깎아 내려간다. 저자에게 있어서, 신돈은 말이 필요없는 요승, 정몽주는 우직하지만 미래
를 보지 못하는 인물, 최영은 충정만을 바칠 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인물에 지나지 않
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묘하게 그 내용에 불만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의 3
대 성군으로서 광계토대왕, 세종대왕, 박정희 대통령을 꼽은 저자의 주장에도 쉽게 공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무
엇을 얻고, 또 무엇을 버리는가... 그것은 어디까지나 책을 읽는 독자만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