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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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나에게 있어서, 건축가라는 존재는 과거 오락 프로그램이였던 '러브 하우스' 이나,

소설에 등장하는 쿠와노 신스케(결혼 못하는 남자) 같은 특수한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그들

을 투영하여 본 건축가들은 그야말로 창조적이고, 개성이 강하며, 타협보다는 자신의 일을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있다.    게다가 그들이 추진하는 이념적 노력은 다른 직업들과는 다르게 '건

축물'이라는 현실적인 결과물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증거물이 되지 않는가?       

이렇듯 건축과 건축물에 의한 그들의 이미지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강한 건축가' 라는 단

어에 걸맞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떠올리는 건축가의 이미지는 상식적인 이미지를 떠난 '약한

건축' 이라는 관점에 의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영원한 것은 괴물 뿐이다"

라는 자신의 믿음을 바탕으로, 과거를 지배했던 과도한 콘크리트의 믿음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

하거나, 현실적으로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건축가의 현실을 논하거나, 오늘날 스카

이트리를 바탕으로 과도한 건축.기술적 자신감을 내비치는 일본의 건축에 대하여 '우물안의 개

구리'라는 표현을 삼아 일침을 가하는 글을 써 내려간다. 

 

    

그는 세계적인 건축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실제로 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건축가이다.   

때문에 그는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인 '국내에 안주하는 건축의 오늘' 을 바라보면서, 그래서

는 안된다는 경고와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건축을 지망하

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제 대학을 졸업함으로서 보장받았던 많은 특권이 없어졌음을 거론하면서,

이제 연공서열은 그 의미가 없어졌고, 또 과거 미숙한 건축기술을 가지고 있던 한국과 같은 나라

들이 어느덧 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경고한다. 

 

그러나 그러한 위기에도, 그는 일본이 가지고 있는 그들만의 장점을 열거하면서, 이제 세계를 무

대로 일본의 건축을 내보여야 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한다.     영원하지 않는 건축, 즉 약한 건축

은 일본만이 지닌 전통적인 의미의 장점이다.      구마 겐고가 세계를 무대로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한 많은 건축물의 면면을 보라... 그는 반 콘크리트의 믿음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나무집, 일

본의 도키치 현에 지어진 돌 미술관 같은 건축물을 지어 올림으로서, 일본의 전통건축을 바탕으

로 한 건축의 미(美)를 세계에 알렸다.      오늘날까지 일본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많이 배출한

실적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러한 실적에 만족하며 안주하다가는 어느날 중국, 한국과 같은 이

웃에게 추월 당할 것이다.     

 

이제 일본은 앞으로를 달려야 하는 시점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 콘크리트의 믿음을 바

탕으로 한 약한 건축의 의미는 일본의 건축이 앞으로 걸어야 할 앞으로의 비전이며, 구마 겐고

가 믿어 의심치 않는 의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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