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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어쩔수 없는 거대한 세력에 대항하는 작은 저항의 이야기...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그러한 저
항의 역사는 그다지 희귀 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활동이 그러하듯, 한반도의
역사속에서 민중들은 외국의 세력을 포함하여, 국내의 문제이기도 했던 '정의에 반하는 행위'에
대하여 '지하활동'을 통한 움직임으로 은밀히 대세에 저항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는데, 예를
들면 과거 독립운동과 같은 것이 그러한 성격을 잘 모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 이기도 한 '지하철도'의 성격은 이와 같으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도
망노예를 향한 비공식 조직이였던 지하철도는 분명 '사람의 인권'에 대한 선진적 입장에 의해서
운영되었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표현에 의하면) 조직으로서의 치밀함은 보다 덜하다는 느낌
을 준다. 아마도 나의 지식이 짧은 탓이겠지만, 나는 미국의 지하철도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그러한 조직이 단순히 노예의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봉사단체'와 같은 느낌을 받은 것
이다. 실제로 소설 라스트 런어웨이에 있어서, 지하철도 조직은 주인공의 신념을 투영하는 상
징적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녀는 퀘이커 교도로서의 믿음에 의해서 노예를 도왔을 뿐, 지
하철도의 조직원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소설의 주인공인 여성 '아너 브라이트'는 비록 언니를 따라서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평범한 여인에 불과하지만,당시 미국이 가지고 있던, '사회적 분위기'와 그녀 자신이 지닌 '종교
적 믿음'이 맞물리면서, 스스로 자유.인권을 상징하는 진정한 미국인으로서 새로 태어난다.
그러나 그 과정과 또 이 소설이 중요하게 다루는 이야기의 진정한 매력은, 그녀가 자신의 신념
과는 다르게 현실에 굴복 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의 이야기가, 글에서 보다 적나라하
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일 것이다.
그녀는 성녀도 아니고, 지도자도 아니였다. 때문에 그녀는 그 당시 사회가 요구했던 많은 의
무에 대해서 순종하는 모습을 모인다. 그녀는 여인이 혼자 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에
굴복해 결혼을 했고,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는 의무에 의해서 그 책임을 다했으며, 스스로의 믿
음과 의무가 충돌했을 때에도 의무에 굴복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녀는 인간이였기에, 자
신의 몸 깊숙한 곳에 꿈들거리는 욕망과, 의지에 대해서 솔직해지려는 마음을 품는다. 나
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의 본능,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싶은 열망... 이렇듯 인간이라면 당연
한 감정을 품는 주인공, 그렇기에 아너는 비록 노예 사냥꾼이지만, 사내다움을 풍기는 도너번
에 끌리고, 시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참한 몰골로 도움을 요청하는 도망노예들을 위해
서 음식과 물을 나누어준다.
누구든 도망노예를 붙잡아 현상금을 받을 수 있고, 적극적으로 도망노예를 도와준 사람에게는
거액의 벌금을 물리는 당시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그녀의 행보는 반 사회적인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훗날 남북전쟁이 일어나고, 노예가 해방되며, 오늘날 '인간이란 누구나 그에 걸맞는 인
권을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생겨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분명 그녀는 올바른 양심과 용기를 가진
진정한 자유시민의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