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 이기도 한 '제인 오스틴'은 잘 알려져 있다 시피 영국의 대표적인 여류문

학가로서, 18세기의 '사포'라고 불리우는 인물이다.     실제로 누구나 그녀의 저서 오만과 편견

을 한번쯤(이름이라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녀의 작품은 현대에 있어서, 문학

사에 가장 빛나는 보물 중 하나로서,그에 걸맞는 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명성에 비해서, 역사는 (여류 작가라는) 그녀들에게 상당히 회의적? 아니... 너무나도 엄격한 시

련만을 주었다.     그녀들은 과거 남성주의적인 세상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 피우기는

커녕, 그들이 쏟아붇는 견제와 악평에 시달리고, 또 끝내 "살아서 영광을 맛보지 못하다"는 공통

된 운명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때는 18세기, 세상은 아직 여성에게 족쇄를 채우고, 여성으로서의 정갈함과,복종과 같은 미덕을

강조하던 시대이자, 레이디로서 여성은 하나의 재산이자, 결혼으로서 완성된다는 고정관념이 지

배적이던 시대이다.    미래의 19세기에는 그나마 여성의 사회진출이 허락되어 나름대로(가정교

사, 메이드 등) 활약 했다고는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시대에는 아직 그 해당사항이 없는 먼 미래

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제인 오스틴은 그러한 지배적인 사회분위기에서 벗어난 '일탈'

을 일삼았다.    그 시대의 표준적 시각에서 그녀를 평가하면, 분명 제인 오스틴은 '이단아'라는

단어에 딱 어울리는 인물이였을 것이다.

 

역사의 제인 오스틴은 상당히 독립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이 소설속의 제인은 과연 어떠한 제

인을 표현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물론 모든것이 가상의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제인 오스틴 역시, 역사적 인식과 같이, 남들보다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전형적인 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사건의 중심에서 활약하

는 셜록홈즈? 처럼 그녀의 탁월한 두뇌가 만들어내는 훌륭한 추리해석이나, 그녀가 범인을 잡

아내는 일종의 영웅적인 활약상을 기대해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책의 주인공 역시, 사회의 제약과 분위기에 가로막혀, 마음 가는데로 활약하니

못하는 평범한 한 여인에 불과하다.    소설속의 그녀는 아쉽게도 한명의 '레이디'라는 자신의 신

분을 뛰어넘지 못한다.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주하고, 인물들을 탐색하고, 자신의 둘도 없는 친

구(백작부인)이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그녀로서는 뭐하나 앞장서서

해결 할 수 있는 권리나 능력이 없다.     그녀는 분명 누구보다 명석하지만, 변호사도 경관도, 심

지어 탐정도 아닌 한 사람의 여인에 불과하기에, 왕실법정 한가운데 서서 "의의있소!" 라는 한 마

디의 주장도 펼칠 수 없다.  

 

결국 말하자면 그녀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탐정의 모습을 갖추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

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이 소설의 사건의 흐름을 뒤바꾸는 나름대로의 역활을 충실하게 수행

했다.  그녀는 사건 피의자의 변호를 위해서,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의 '사회적 지휘'를 발동시키

는 촉매제가 되고, 또 간접적으로 사건의 진범을 가려내는 추리의 힌트를 가져다 주는 중요한 역

활을 맡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의 이야기 전체적 시각이, 제인 오스틴의 눈으로 보고, 듣

고, 판단하는 그녀의 일인칭 시각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제일 큰 특징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이 소설속에서 제인 오스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녀가 안타까워하고, 분노

하고, 생각하는 모든것을 엿보면서, 독자 스스로 '범인이 누구인가?' 를 추리해보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의외로 이 소설이 몇배로 재미있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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