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타임 사계절 1318 문고 88
마고 래너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설 '화이트 타임'은 개인적으로 보아왔던 많은 청소년 소설과 비교해서, 상

당히 알기 어렵고, 또 개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책으로 다가오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동

양을 포함한 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은 그 작품 나름대로의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리고 목적은 분명 두발자유화 같은 학생들이 인식하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이라던가, 사춘기 시절 느끼는 불안, 분노, 사랑과 같은 격렬한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방법

을 책을 통해서 배운다는 등의 실질적 문제해결을 위한 또는 교육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정

의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소설의 전체적인 특징은 '내용과 결말에는 반드시 해답이 존대한다는' 것이고, 나

는 언제나 그 법칙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분명 그러한 나의 고정관념에 찬물

을 붓는 동시에,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준다.  (그리고 솔직히 오스트레일리아 청

소년들이 이 책을 보고, 나름대로의 이해와 결말을 이끌어 낼수 있다면, 창의성에 대해서 만큼

은 크게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단편들

을 다루면서, 어느 하나 딱 부러지는 결말을 내놓지 않는다.     그는 내용의 결말과,메시지조차

도 은유적인 비유나, 미스터리적인 분위기로 뭉뚱그려 나가기 때문에, 한 번 그 내용을 접한 사

람은 "이사람은 도데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을 품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된

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책이 강물 지도를 보여주는 것 이라면, 이 책은 실제로 그 강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나 할까?   전자라면 분명 그 사람은 그 강물이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이 나

는가? 하는 정보에 대한 데이터 만큼은 후자보다 월등히 앞설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만큼의 정보를 '종이'와 '활자'를 통해서 얻기 때문에, 자칫하면 탁상공론이나, 현실감 없는 자아

와 관념을 형성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저자도 그러한 문제를 인식한 것인지는 모르겠

지만, 그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자신은 '환경'만을 제공하고 '결론'은

책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 내리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의

내용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또한 본문의 내용을 읽으면서, 어

느 것 하나 이해 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본문보다는 역자가 남긴 끝맻음 글에 이르러서

야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을 이해 했을 정도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본문의 내용들이 전하는 문제들을 생각하기에 앞서,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 사회의 고정관념 속에서 만들어진 '창의력?' 이 얼마나 무디고 쓸모없는 것인가? 하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나는 이 책에서 '해답'을 갈구했지만,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머리를 후

려갈기며, '스스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하나의 이야기에 하나의 결말만을 구하

는 것이 언제나 정답이라는 법은 없다.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서, 수십 수백가지의 결말

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감성, 그것이야 말로 이 책이 원하는 독자이자, 저자가 원한 미래의 청

소년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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