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히구치 타쿠지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만약 나에게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다면, 과연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물론 '산삼을 먹

고 병이 나았어요.' 라는  정말로 드라마 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은 이상,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은 나의 인생의 마지막을 위해서 지금껏 해온 일들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저축한 저금, 취미였지만 나의 인생과 같이 나이를 먹어갈 예정이였던 금화와 은화 수집

품들... 이것들은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나의 '욕망'과 '욕심'을 상징하는 것이였기에, 비교적 가

뿐한 마음으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연의 끈으로 엮인 가족과 같은 것은 어떻게

정리하여야 할까?  

 

분명 가족과 배우자와의 결별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가슴아픈 것일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많은

작품들과, 영상물들은 그러한 시한부와 가족의 이별을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만들었으며, 또 그

작품들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감성과 눈물샘을 자극하였을 뿐 만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행위

에 대한 하나의 '고정관념'을 만들고 말았다.

 

슬프고 감동적인 '최고의 이별' 그것은 상대를 향한 헌신과 사랑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당사자와 그 사실을 함께 슬퍼하는 상대, 병원이나 가정집에서 병으로

괴로워하는 당사자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상대, 그리고 결국 마지막 당사자가 최후의 숨을 내

쉬며 "사랑했다" 라는 말을 들으며 마지막 눈물을 짓는 상대... 이렇게 우리가 애뜻하고 아름답

다 라고 정의하는 '최후의 날'에는 언제나 슬픔과 눈물이 함께한다.      죽음은 슬픈 것이다. 

또한 시한부를 선고받은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는 시간도 슬프고 괴로운 시간임이 분명

하다.     그러나 조금만 그 고정관념을 돌려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마지막 순간'은

슬플지라도, 그 '과정'이 슬프지 않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소설은 그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같은 이미지를 지니면서, 의외로 평

범한 사람이면 생각하지 못할 엉뚱한 이야기를 의외로 그럴싸하게 이어간다.     이야기의 주인

공은 22년동안 일본 '코미디'와 '버라이어티 쇼'를 기획하고 제작한 유명한 방송작가다.      시청

자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멋진 직업이지만, 그는 그 일에 치이는 생활 덕분에, 정작 자신

의 가족들의 행복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생활을 하여왔다.

 

때문에 6개월 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이후, 주인공은 그러한 현실을 깨닫고, 곧 자신

의 인생과 재능을 살린 '인생 최후의 버라이어티 기획' 을 가족을 위해서 쓰기로 결심한다.    '자

신이 없어져도 가족의 웃음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그의 엉뚱한 목표? 때문에, 그는 환자들이 일

반적으로 선택하는 '병원에 입원한다' '가족들에게 병을 알린다' 같은 선택지를 스스로 포기하

고, 결국 생각과 생각을 거듭한 끝에 '아내에게 다른 멋진 남편을 맺어준다' 라는 최종적인 목표

를 선택하기에 이른다.

 

그로 인해서 주인공은 한 여자의 배우자에서,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로 스스로를 탈바

꿈 하여, 자신의 인맥과,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 '최고의 남자'를 찾는다. 

 

과거 고대의 남자들은 '여자' '재물' 이 모든것을 포기 할 수가 없어서, 순장이라는 풍습을 만들

었고,  그 후의 조상들도 그와 비슷한 제도를 이용해서, 영원한 관계를 못박으려고 한다.      그

러나 소설의 주인공은 그러한 욕심과 고정관념을 의외로 엉뚱함으로 간단히 뛰어넘는 모습을 보

여준다.       결국 그는 병을 이기지 못했고, 최후에는 아내의 가슴에 슬픔을 채워넣고, 또 눈물

짖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짖누르는 절망과 슬픔을 연료로, 아내를 위한 재혼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그것을 실행하는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결국 그는 아내를 속

였다... 그러나 그 아내도 결국 남편을 속인다.

 

소설의 마지막장... 결국 아내는 남편이 소개해준 남자와 재혼하지 않았다.    인연을 맺어준 남

편이 병원에서 안심하고 자신의 최후의 날을 맞이할 동안, 그녀도 남편의 장단에 맞추어서, 아내

로서 남편에게 바치는 ' 몰래카메라'를 기획하고 또 실행한 것이다.    결국 그 남편이 세상을 떠

난후, 그가 벌인 희대의 버라이어티에 이용된 동료와 당사자들은 그의 영정사진 앞에 모여서 그

사건을 추억하고, 또 웃는다.     그리고 이러한 말을 끝으로 최후의 장을 마감한다.   "몰래카메

라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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