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유사 - 천년고찰 통도사에 얽힌 동서양 신화 이야기
조용헌 지음, 김세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통도사는 일반적인 절이라기 보다, 선덕여왕 15년(646년) 창건되어 신라에서 대한민국까지, 오

랜 세월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한 유서 깊은 절이다.       그러나 한국의 '삼보사찰' 이라는 명성

과는 무관하게,  나는 이 책을 읽기 이전에는 통도사라는 절이 있는 줄도 몰랐고, 또 알려고도 하

지 않았다.    과연 그것은 어째서일까?   그것은 아마도 나에게  델포이 신전에 대해서는 신비감

과 같은 호감적인 이미지를 품으면서도, 한국의 사당나무에는 단순히 '미신'이라며 하급 취급하

는 편양된 서양 제일주의의 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이면서, 한국의 전통보다는 서양의 전통을 배우고, 읽고, 습득한 덕분에, 처음 이 책의 제

목을 읽었을때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다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읽어야만 하는' 상황이 왔고, 그것은 결국, '편식을 하는 아이가 새로운 맛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

 

과거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위로는 하늘을 동경하고, 아래는 땅을 모시는 농경사회를 이룩했다.    때문에 조상들은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동식물을 '신물'이라 하여 극진하게 생각했다.   그

러나 이제 과학기술의 능력과, 보이는 것만 믿는 '스마트?'한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에, 더이상 그

러한 사상이 세상을 지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때의 생각의 조각들은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살아남아 알게 모르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때문에 저자는 비록 '불교에 대한 책'을 써 내려가고 있지만, 과거 한반도를 이끌어 가던 무수한

설화나, 전통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한 이야기를 쓰려고 하고 있다.   어째서 우리들은 하늘을 동

경하였는가?  어째서 신라의 문무왕은 죽어서까지 나라를 위해서 다른 것도 아닌 '용'이 되려고

하였을까?  책에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저자 나름대로의 해석과 답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그 해석중 일부는 '앞으로의 역사적 시점에서 공감대와 연구가 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며,

그것은 일반적으로 아직 '정설'로 인정 받지 못한, 한 사람의 주장에 불과 한 위치에 있는 것

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의 글을 읽다보면 "과연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면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단 이것을 '역사'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 생각한

다.)

 

이제 사람들은 전통혼례에 어째서 나무오리를 올려 놓는지, 어째서 고승의 몸에서 사리가 나오

는지, 과거 불교가 한반도의 정신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하는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

는다.    저자는 불교의 정신세계를 설명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의 인식차를 설명하며, 과

거의 사람들에게는 '신심'(信心)이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깨끗한 세상속에서 귀신을 보았

고, 영적 에너지를 느끼고, 또 그것을 공경했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 앞서 이 세상에는 분명

과학기술과 의학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영적인 존재와 그와 관련된 영혼의 질병이 존재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현대의 사람의 시점에서보면, 미신이요, 야바위꾼의 사기행각이요, 시대에 뒤

떨어진 옛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는 다는 감상을 남길 여지가 있다.      때문에 책을 읽는 독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해답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이 책에서 단순히 통도사

의 역사와 문화만을 취할 것인가?  아니면 저자가 말하는 동양의 신심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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