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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단 한 그릇의 밥그릇을 가지고 싸우는 2마리의 고양이처럼, 국가와 국민은 영원히 자신만의 입장
을 위해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드러나는 시민의식을 돌아
보면, 스스로 국가와 사회시스템에 굴복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서, 또 저항보다는 익숙해지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사람들의 복종
의지... 그러나 이는 과거 군주라는 전제주의 국가의 틀에서 인간답게 살기위해서 피흘리며 저항
한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자, 스스로 시민이라는 지위를 내던지는 무책임한 행위임을 잊지 말았
으면 한다.
자유와 귄리, 그리고 의무라는 모순된 가치속에서, 이 책이 등장하는 1762년의 유럽은 우리들이
흔하게 생각하고, 누리고 있는 다양한 가치에 대한 관점이 만들어지고, 또 지식층에 의해서 평가
되고 있는 이념적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과거 종교적 가치를 중심으로 지배권을 확
립한 군주국가, 군주국의 산하 아래 지배권을 인정받은 제후국, 절대왕정, 공화국이 섞여 각 국
가의 고유한 체제를 가지고, 사람과 영토를 다스리던 시기. 이에 그 당시 등장한 '장 자크
루소'의 사회 계약론은 그야말로 신민이 아닌, 시민을 위한 개념을 정리하고, 국가가 국민을 위
해서 어떠한 체제를 지녀야 하는가? 라는 근대 민주주의 이론을 성립한 서적이라는 점에서 크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루소는 이 책에서, 가족을 이루는 계약과 국가가 이루는 계약의 차이를 설명하고, 단순히 지배
를 위해서 존재하는 전제주의의 참된 의미를 정리하며, 이를 주의하고 멀리하기를 권한다. 그
리고 그는 과거에 존재했던 국가의 의미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보다는,
각자의 국가가 주권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국민의 희생과 복종을 강요하기보다, 국민 스스로가
그 국가의 정치적 참여를 유도하고, 그에 걸맞는 권리를 지니게 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나는, 루소가 그러한 주장을 펼치면서 예를 든 수 많은 사례중, '표트르 대제'의 선진화 정
책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편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러시아의 잃어
버린 100년을 앞당긴 위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역사적 인물에게서 과연 무엇이 불만스러운 것
일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곧 "표트르 대제는 뭐든지 잘 모방하는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無)에서 창조하고, 만들어 내는 재능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러
시아 제국은 유럽을 정복하고 싶겠지만 오히려 정복당하고 말 것이다." 라는 본문의 내
용과, 현재 러시아의 상황을 겹쳐보고, 그의 놀라운 예견성에 새삼 놀라운 감상을 가졌다.
결국 이 책 덕분? 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는 지도자보다 대중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적
이념을 일반화 시키는데 성공했을 뿐 만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정책을 가지고 평가하고, 비난
하고, 참여하고, 일반적으로 공론화시킬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체제를 가진 국가를 만들어
냈다. 때문에 우리들은 이 책을 통해서, 적어도 국가를 운영하면서 가지는 입법, 행정
,신분, 이념, 참정권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숙지 해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
다. 단지 명작,고전이라는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의 나에게 '계몽'이라는 단어가, 이렇
게 뼈 아프게 와 닿는 것은 어째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