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느닷없이 인생의 최후가 다가올때, 인간은 의외로 고귀하고 담담하게 그 최후를 지켜 볼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어 왔다.  타인을 위해서 인생의 마지막 장송곡을 연주하고, 평소에 담을 쌓던 친

구나 부모에게 달려가 서로 손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쏟고, 자산을 기부하고, 봉사하는 등, 말 그

대로 어느 유명한 철학가가 말했던 것처럼, 내일을 위해서 하나의 사과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많

은 행위들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절망 앞에서 의외로 숭고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인간의

긍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단순히 '스쿠루지의 회계'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것을 보는 외부의 사람들에게 있

어서, 그것은 당연히 보고 배워야 하며,  그로서 '선'이 가지는 고귀한 가치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야 할 것이 분명하리라.   그러나 그 마지막이 단순히 소수에게 찾아오는 '드문 손님'

으로서 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이에게 찾아오는 필연적인 것이 된다면?   말하자면 사람들이 대

중적으로 말하는 '세계멸망'이라는 운명이 이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면? 과연 우리들은 과거의 예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그대로 유지 한 체, 인생의 최후를 맞이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 할 것이 분명하다.

 

영화에서는 운석을 때려부수는 등 그 위기를 잘도 넘기지만, 적어도 이 소설의 세계는 그러한

'영웅의 색채'를 찾아보기 힘들다.   운석'마이아'가 지구에 도착해 지구의 모든것을 소멸시킬 때

까지의 기한은 겨우 6개월, 물론 그 사실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까발려졌고, 인류는 그 어떤 뽀족

한 방법도 발견하지 못한 체,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소비할 뿐이다.   경제는 붕괴되고, 세계적인

기업 맥도널드도 도산했다.  사람들은 더이상 삶의 이유를 자유와 돈에서 찾지않고, 또 스스로

의 미래에 대한 어떠한 낙관도 하지 않는다.    낙천주의도, 분노도 없는 세상. 그저 모든것을 체

념한 체 하루하루마다 수많은 생명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세상, 이처럼 주인공 헨리

팔라스가 맞닥드린 세상은 끔찍하게도 침체된 정막과, 망각의 세계 그 자체이다.

 

이렇게 버림받은 세상속에서 소설속의 사람들은 크게 3가지의 분류로 나뉜다.  끝까지 공동체 사

회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의의무를 다하는 사람, 세상의 모든 요소를 떠나, 자신의 자아를 위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 그리고 사회시스템에 빌붙어 인간이 이룰수 있는 모든 쾌락을 탐닉하는

사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속에서, 형사 헨리는 이 소설의 제목에 어울리는

책임감을 가진 '경찰'로서 맡은바 임무에 충실한 '외계인?'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너도나도 일하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사회질서와 정의를 수호하는 경찰의 역활이

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그러나 헨리는 평생 경찰의 임무를 사랑했고, 또 이 세상의 멸망이 내

일로 다가온다 해도 그 역활을 다할 각오를 지니고 있다.   그러한 헨리 앞에 어느날 느닫없이 한

구의 시체가 드러나고... 그 시체는 동료들과 주변인물들의 무덤덤한 감상과는 반대로, 오직 헨

리에게만은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제공하여 준다.

 

모두가 죽음에 익숙해지고, 자살에 익숙해진 나머지 이 한구의 시신... 아니, 보험업자 였던 '피

터 젤' 또한 그들의 입장에선 그러한 무수한 '자살자'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헨리는 모

범적인 수사관의 모습을 보이며, 95%의 인식보다는 5%의 의문을 물고 늘어지고, 결국에는 그

남자는 살해당했다.    라는 진실을 발견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수사사고, 발견하고,체포하

는 그 순간순간마다.   주위의 무감각하고, 암울한 분위기라는 방해요소를 모두 극복하고, 정의

수호라는 본래의 자신의 의무를 완수했다.   그러나, 그 임무는 그에게 단순한 만족감과, 달성감

을 떠나, 일종의 불쾌감을 자아낸다.

 

'세상의 멸망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서로 협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타인들의

불행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탐하려는 인간의 탐욕'에 몸서리가 쳐지는 것이다. .  

 

피터 젤은 '마약'에 깊이 연관되는 바람에 살해당했다.  그러나 그가 생전에 마약과 같은 약물에

찌든 쓰레기였는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최후의 날에 대비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계획했던 진지한 민간인중 하나였고, 적어도 그 사회에 꼭 필요한 지식을 지닌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결국 그는 종말에도 탐욕을 버리지 않던 주변 인물들에 의해서 비참하게

살해당한다.    헨리가 그 살인마를 체포했을 때, 그 범인은 헨리를 향해서 외친다.  "죽일수 밖

에 없었어"  "그 자식 때문에 인생의 최후를 교도소에서 보낼수는 없었단 말이야" 라고 외친다.   (결국 세상에 변해도 범죄의 본질은 그대로다.)

 

그리고 그는 비난의 화살을 헨리에게도 돌린다.  그는 헨리를 바보라고 경멸한다.  '세삼 착실하

게 살아봤자 미래는 뻔하다.'  '결국 서로 죽이고 죽이는 것을 멈출 수 있는 그 잘난 '법'과 '사회'

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라면서... 그의 신념을 비웃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러한 진실 앞에서도 고독한 '형사'는 조금도 주춤하지 않는다.    마이아가 지구에 도착

하기 까지 약 3개월, 그동안 그는 형사로서 살아갈 것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정의를 위해, 존

엄을 위해, 그리고 평생을 꿈꾸었던 자신의 열망을 위해서!  이렇게 형사 헨리의 첫번째 이야기

는 그 막을 내린다.  과연 그는 끝까지 인간으로서 그리고 형사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총3부작으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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