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추리 - 강철인간 나나세
시로다이라 쿄 지음, 박춘상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이 세상에는 '흥미로운 허구'가 어떠한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절대적인 진실'로서 자리잡고,

또 그것이 사람들에게 왜곡된 상식으로 남아, 잘못된 거짓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과연 클레오파트라가 최후에 코브라를 젖가슴에 대로 자살했을까? 과연 나폴레옹은

자신의 키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을까?  과연 잔 다르크는 하늘의 천명을 수행한

성스럽고 경견한 마음을 지닌 성녀였을까...? 하는 질문들이 있는데, 이에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그러한 질문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상식적인' 해답을 이미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들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완벽한 진실'과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들은 진실은 정의이고, 인식은 변화하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믿음에 의해서 그러한

거짓된 상식을 바로잡고, 진정한 해답을 추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그 진정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 고정관념을 사회적 학문

적으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며 믿고 있다면, 그 허구는 요지부동의 절대적인 '가치'를

그대로 지닌다.     예전 어느 고명한 프랑스 심리.역사학자가 자신이 평생을 연구한 '잔다르크

의 행동에 대한 정신질환적 연관성' 에 대한 의견을 유명 방송프로그램을 통하여 주장하려고

했다가, 지인들에게 "그 주장은 결국 너의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해칠 최악의 독이 될 것이다"

라는 협박성? 충고를 듣고, 그만두었다는 일화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프랑스 인에게 있어서

잔 다르크는 (그 진실이 무엇이 되었든)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애국자이자, 영웅으로 영원히

남아 있어야 할 존재이며, 그 성역을 침범하는자는 공공의 적으로 몰려도 할 말이 없다는'사회

의 룰'이 암암리에 깔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 하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만약에 진실이 그들을 이루는

사회와, 개인에게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아니 진실이 그들이 믿어왔고, 그로 인해서

뭉쳐왔던 구심점을 흐트리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진실에 저항하고, 오히려 거짓을 옹호한다.

"사람들이 믿는 것이 진실이요, 정의이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 통용되는 어둡고도,

또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그 수많은 사실들중 하나이다.    

 

이처럼 세상은 나날히 발전하고, 스마트하고, 그 정보를 접하는 양도 예전과 비교해서 광범위하기

짝이 없을 만큼 진보했지만, 의외로 사람은 고정관념과 소문에 취약해지기만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최첨단 스마트의 선봉장인 인터넷 네트워크망이 과거의 유산인 '악성루머' 와 '신상털기

&마녀사냥' 같은 치명적인 단점의 효과를 더욱 포괄적이고 치명적이게 하는 주요한 역활을

하는 형편이다.       현대의 사회에 문제가 되는 '루머'의 사회상.. 이 소설은 그러한 사회적

공감대를 주제로 한 판타지 소설로서,내용의 재미 뿐만이 아니라, 루머가 주는 오늘날의 문제점

에 대한 공감대를 은근히 일깨워 주는 유익한 역활을 해준다.                     

 

이 소설을 이루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분명 이세상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의 개념이 더욱

큰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도 소설에 등장하는 주변인물들과, 사건을 주체가 된 그 원인도

모두 따지고 보면 괴물과 귀신같은 몽환적이고 비 현실적인 것들 뿐이고, 그들이 벌이는 최종장

의 클라이막스도 생각해보면, 전혀 말이되지 않는 거짓의 내용이 가득하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거짓을 이야기의 주제로 만들기 위해서, 현실세계의 '루머'가 가지는 정보의

힘을 이용하였다.      끔찍한 사고로 죽은 아이돌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습격한다는

'도시괴담'에 딱 어울리는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자, 사람들은 인터넷과 같은 다중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그 괴담 의 정체를 가지고 다양한 추측과 의견을 나누면서 '강철인간 나나세'의 존재

를 더욱 조밀하고 견고하게 만들어간다.

 

강철인간 나나세는, 그러한 사람들의 관심과 믿음을 영양분 삼아 점점 흉폭화해지며, 결국 경찰

관을 살해하기에 이르고, 이 책의 주인공 사쿠라가(남성)와 이와나가(여성) 그리고 사키(경찰관)

은 그러한 나나세를 소멸시키기 위해서, 그들만의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      그러나 불사에

가까운 존재이자, 외부적인 충격으로는 절대로 죽지 않는 나나세를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무엇

보다 사람들이 '나나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의구심을 품게 만들어야 한다.        그 뜻은 

그들이 싸워야 할 존재란, 흉포한 귀신 나나세 뿐 만이 아니라 그 사실을 유표하고, 루머를 만들

고, 카더라 통신을 퍼트리고, 미스터리한 현상을 맹신하는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격렬한 싸움

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뜻하며, 무엇보다 세상의 진실의 존재를 향해서, 거짓된 정보와 주장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아이돌 나나세가 사고로 죽은것도, 그 원념 귀신이되어 세상에 드러나 결국 수사관을 죽인 것도,

모두가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함으로서 인간사회에 해가 되는 '진실'보다는

차라리'거짓'으로 포장된 '가짜진실'이 낫다.'   는 주인공들의 의지는 결국 그들을 휘감는

모순의 딜레마를 뒤로하고 벌어지는 거짓과 허구만으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진실? 공방전' 

등을 만들어 냈고, 그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이 소설의 이야기를 더욱 빛내는 요소가 되는 동시

에, 소설의 내용 등에 상당히 긍정적인 눈길을 가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매력을 부여하여 준다.

 

이 책은 결국, 중상모략, 추측, 억측이 난무하는 거짓된 요소를 이용하여 세상의 정의를 구했다

는 보기드문 전개를 보여주며 이 소설의 이야기를 마친다.      물론 그러한 행위 자체가 유쾌하

다거나, 배울것이 있다거나, 특별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순수하게

재미 의외에 느낀점이 있다면, 진실 만으로는 이 세상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단순하고도

씁쓸한 현실적 사상을 새삼 재확인 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