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백파선
이경희 지음 / 문이당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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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적으로 왜국과 다른 많은국가들의 침략을 겪으며, 무수한 문화재와 인명을 강탈당한

역사를 알고 있다.       그중 특히 임진왜란으로 알려진 난리통에 상실한 무수한 인명들과 기술

공&도공들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날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지며, 일종의 역사적 상식으로 통하는

진실중 하나인데, 실제로 그 난리로 인해서 일본과 한반도는 크나큰 정치.문화.역사적

변화를 겪는다.

 

일본은 전쟁중 강탈해간 무수한 문화재와 기술자를 이용하여, 일종의 문화적 부흥을 이루었다,

그중 눈에띄게 발전한 도자기 기술은 지금도 일본을 세계적인 도자기 강국으로 인식시키게

하는 커다란 초석이 되어주었는데, 이는 분명 강제로 끌려가 고국을 그리워하며 타국의 화덕을

지킨 조선의 도공들의 눈물과 희생이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아픔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묘사하는 주인공 여성 도공 백파선의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로 다가왔고, 실제로 책을 읽으며 백파선이라는 인물이

일본 아리타에서 도공으로 살았다는 사실을 읽고 크게 놀라기도 하였다.             그러나

백파선존재는 푸른 이끼가 가득한 조그마한 묘표 하나에 기대어 이어질뿐, 그가

도공으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떠한 마음으로 도공으로서의 자신의 길을 걸어왔는

지 하는 그녀의 삶의 기록등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때문에 저자는 그를

기리는 소설을 쓰면서도, 그 내용의 대부분을 필자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의지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문일까?    이 소설은 그 적지 않은 분량에도 그 내용의 깊이가 부족하고, 또 그 당시의

시대적 이야기도 상당히 부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만큼 단시간에 술술 읽고 이해

하는데는 수월하다는 의외의 장점도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백파선은 일본 아리타의 소영주 시게마사의 반 강제적 협박에 못이겨 그

고을의 도공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온다.          도기를 구워주는 대신 상당한 대우와, 풍족한

생활을 약속한 영주의 약속을 믿고 택한 일본행이였지만, 실제로 그들을 기다린 것은 조선땅에서

살았던 그 시절과 별반 다를것이 없는 생활환경과, 영주의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사고방식에

휘둘리는 숨막히는 삶이 이어지는 것에 불과했다.           때문에 백파선의 남편과 수많은 동료

들은 풍토병과 영양실조와 같은 질병으로 하나하나 죽어가고, 죽은 남편을 대신해 도공장이된

백파선은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도공들의 삶을 위해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영주에게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고, 또 그만큼의 도기를 구워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아무리 강해도

그는 한 사람의 여인일 뿐... 그는 점차 자신이 처한 현실과 두려움과 슬픔에 지쳐가고,  또 

그로 인해서 점차 일본의 사무라이이자 자신에게 호의적인 다다오에게 기대어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점점 키워가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다오' 그 역시 백파선을

향한 마음을 지니고 있지만,  사무라이의 충절을 위해서, 그녀를 영지에 잡아두고, 또 도자기를

위해서 그녀를 강제로 취하려는 영주를 지키는 임무에 충실해야 하는 모순된 자신의 운명에 점차

진저리를 치고, 사랑과 의무의 갈등 앞에서, 결국 그는 일본의 방식 '할복'을 통해서 그녀를 향한 마음과 주인을 향한 충절 모두를 만족시키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린다.

 

이에 소설은 그 끝을 맻고, 여성 도공 백파선의 존재는 더이상 소설속에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독자들은 앞서 기록된 서문을 통해서, 백파선은 끝까지 일본에

남아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밖의 이야기는?  그것은 모두 독자의 상상력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백파선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창의력을 발휘했던 것처럼,

독자도 백파선의 인생의 마지막을 스스로 그려봄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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