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예로부터 여성이 세상에 드러나 모든것을 지배하거나, 군림하기 위해서는 그 하나의인격이

지닌 재능과 노력보다는 그 여성이 지닌 매력이나 여성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물론

이는 여성에게 있어서 '남성중심사회'가 만들어낸 불평등한 진실로서 받아 들여지고 있음과

동시에, 또 많은 사람들이 이와같은 '매력'을 이용하는 것을 윤리.도덕적으로, 불순하다고

정의하고 있어 사람들은 이를 공공연히 드러내거나, 자랑하는 일 없이 암암리에 묵인하고 또

그를 이용하는 것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악녀'라는 이름표를 얻은 여성은 언제나 존재했다.  서양의

마타하리처럼 남자들을 자신의 치마폭에 감싸 마음대로 휘두르고,  동양의 달기처럼 남자의

권력을 등에업어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휘두른 이른바 '암여우'라 불리우는 여성들,  물론 이는

부도덕의 진수이자, 인간으로서 경멸하고, 또 배척해야 마땅한 가치와 행위로서 인식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 약녀들에게도 나름대로의 변명과,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여자가 음탕하고 교만해진 원인을 따져보면 그것을 원하는 남자와

사회의 책임이 더 큰것이 아니냐!"  "미유키는 그저 이 빌어먹을 세상에 완벽하게 동화된 인물에

불과하다."  라는 저자의 질책과 비슷한 주장이 그야말로 '확실하게' 내 뇌릿속에 각인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로미 미유키'의 존재는, 그를 둘러싼 소문이 모두 사실이라면, 동정의

여지도 없이 사형대로 올려져야 할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의 그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뒷담화를 무시하고 걸러진 현실사회의 미유키의 존재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매력적이지만, 사랑하는 남자와 여러번 사별한 슬픔을지닌 과거를 지닌 여자이자,

그 남자들의 유산으로 만만치 않은 재력과 정치력을 지니고,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수퍼우먼 일

뿐이다.  

 

이처럼 이로미 미유키의 존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고, 또 그의 진정한 본성은

영원히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본문의 내용이 나아감과 동시에, 그를 만나고 스쳐간 많은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그것을 읽는 본인에게 있어서, 그녀는 타인과 제삼자 에게는 겸손의

미덕을 보이면서 환심과 동정을 받지만, 그와 직접적으로 대립하거나, 그의 몸뚱아리를 탐한

수많은 남자들에게는 저승사자와 같은 의미를 지닌 악녀가 되는 '이중적'인 그녀의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큰 씀씀이와 자유분방한 자기관점으로, 사회의 틀에서 허우적

거리고, 돈의 압박에서 버둥거리고, 남의 눈치를 보고 사회의 룰에 숨죽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으로 비추어지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녀가 손에 넣은 부와 권력은 아무리 비리와 권력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해도 모두

타인의 것이고,  그녀는 그 권력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넘겨받았다고 보여지기 위해서 '살인'

이라는 끔찍한 방법을 사용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정의''권선징악'

의 마음을 품고, 미유키가 정당한 처벌을 받는 장면을 원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보다 더욱더 추악한 사회의 그늘에 숨어서, 더욱더 그 재산과 세력을 불리고, 또 저자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그녀의 진짜 모습을 숨긴체 이야기의 막을 내린다.          

 

그쯤되면 이에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당연한 궁금증은 그 의미가 없어지고, 오히려

그녀는 "여체를 탐하고, 권력을 이용해 여자를 업신여긴 많은 호색가과 권력자를 징벌한

사자(使者)의 역활을 맡은것이 아닌가?"   "여성에 입장에서 그녀의 존재는 한번쯤 마음이 

가는데로 살고,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싶은 여자만의 본능을 대변하는 케릭터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녀는 그야말로 '진정한 팜므마탈'이자, 성공한

마타하리라 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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