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 인물화,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13 올해의 청소년 도서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3
조인수 지음 / 다섯수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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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한국의 미술작품을 보면서, 르네상스 서양미술의 많은 작품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작품들은 "무언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무심코 떠올리곤 했다.        물론 그러한

편견은 그림들이 보여주는 (외견상 드러나는) 이미지의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 내가 한국의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된 탓도 있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동양의 미술 즉 한국의 미술은 '은은하다' '수려하다'라는 미사여구를

제외하면 '화려하지 못하다''단조롭다'는 오해를 사기 딱 알맞은 이미지를 지닌다.      실제로

다양한 색감으로 사물과 그림을 장식한 서양의 다양한 유화에 비해서, 한국의 묵화는 얼마나 그

색이 단조로운가?    천재적인 다빈지, 레오나르도의 작품들에 비교해서 한국의 예술은 그

정교함에서 조차 비교대상이 되지 못할것만 같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책에 등장하는

한국의 작품들, 특히 '인물화'에 대한 그 역사적 가치는 신화와,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린 많은

서양화들과는 다른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서양을 통틀어

예술을 창조하게 한 시발점은 '사람의 정서' 이다.       한국의 미술도 마찬가지로 고려,조선에

이르러 생성된 불교와 성리학(유교)의 정신에 따라,  그 독특한 예술의 특징과 발전사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특히 인물화는 조선 전.후기에 이르러 가장 독특하고 효과적으로

발전한 하나의 예술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조선사람들에게 있어서 인물화는 단순한 그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임금이 신하들에게 포상으로 초상화를 내리고, 임금 스스로가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또 은거한 고고한 선비가 자신의 초상화를 남겨 세상에 주장하려고

했던 것은 단순히 사진처럼 자신의 모습을 영원히 세상에 남기려는 표면적인 의미보다는 당시

지배적인 성리학의 가르침(충.효.예)의 정신을 크게 기리고 그것을 널리 장려하려고 했던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롤모델이 된 많은 신하들과 선비들에게 있어, 초상화가 주는 의미는 너무나 큰

것이어서, 그들은 초상화를 그릴때 자신의 모습을 그야말로 '수염 한올 빠뜨리지 않고'그리기를

선호했다.      (물론 임금의 하사품이나, 자신이 입고 있는 관복, 그리고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톡특한 상징물들을 살짝 드러내 보임으로서 은근한 '자기자랑' 을 곁들이기도 했다.)그 곁들임 

덕분에, 먼 후손들인 우리들은 인물의 상세한 묘사는 물론이요, 당시시대의 복식과 예술성

그리고 그려진 인물의 인물됨을 거울삼아, 그 시대를 지배했던 사상과 고정관념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한국의 인물화는 그림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뛰어넘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그것을 이해하고 즐기고 배우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한국화를 참되게 즐기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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