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결혼생활이라 한다면, 두사람의 사랑위에서 성립된 성스러운 결합이라는 것이

일종의 (낭만을 동반한) 상식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생각하면, 결혼이란

것은 두 인격의 가치관의 충돌이 이어지지만,  이를 사랑으로 억제하면서 살아가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줄다리기를 통해 생겨난 "미운 정" 같은 것을 지랫대 삼아, 살아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각 또한 열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결혼하고 나서, '남편&아내'라는 명칭을 들먹이며, 주장하는 것의 시발점은 '내가 이

가정에서 중심점이 되겠다' 라는 일종의 주도권쟁탈전이 그 원인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싸움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중국에는 "아내는 여든살까지

배부르게 먹이면 안된다" 라는 말이 전해지고,  서양의 유명한 아내 조교물? '말괄량이 길들이기' 는 역시 (가부장 적인 것으로) 두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내용을 다룬다.     이에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겉으로 순종하다, 마지막에 뒷통수를 치거나, 타고난 미모와 능력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을 선호하는 경양이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부부의 전체적인 내용도 그러한

부부의 갈등을 기초로 하지만,  소설의 분위기는 보다 심각하고, 끔찍하며, 여느 스릴러를

능가하는 박진감과 '정서적 공격력'을 간직한 책으로서, 책을 읽은 나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아내는 내쪽에서 절대로 사양이다!! 역시 미모보다는 마음씨다!! 라는 결여한 외침을 부르짓게 만들었다 ^.^)

 

이와 같은 분위기를 가진 책이라면, 개인적으로 파리5구의 여인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는

분명 두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적 여인의 모습이 서로 동일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소설의 '아내' 에이미는 아름다운 금발, 사랑스러운 성격, 부유한

배경, 명석한 지모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상류층 인물에 해당하는 분위기를 가진 존재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편(닉)의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집안이 기울고, 그로 시작된 부부간의 갈등은

점차 그 크기가 깊어져, 결국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고 만다. 

 

이에 다른 작품 '훌륭한 군인'의 '레오노라'는 침묵과 무관심으로 위기를 피했지만,  이 책의

여인 에이미는 그보다 몇단계 더 발전하고 또 잔인한 인물로서, 그는 5년째 되는 결혼기념일에

맞추어 그들 부부만의 '특별 이벤트'를 이용해, 남편의 몸과 마음을 모조리 파괴할 최고의 선물을 준비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전에 대한 결과는 모두 에이미의 뜻대로 움직인다.     세상은 '그 사건'을

계기로, 남편의 추잡한 배신(외도)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며, 닉은 그가 둘러친 함정의

틈바구니에서 몸부림치다, 결국 그녀에게 굴복했다.     이 화려한 복수극을 위해서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의 여론을 이용하고,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자신에게 집착하는 스토커의

목숨을 이용하고,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것까지 주저하지 않는 냉혹함을 보였다.    

그녀의 본질은 평소의 '어메이징 에이미'와는 다른 성질을 지닌 '크레이지 비치'(미친년)에

어울리는 것이였던 것이다.     본문의 막장에 들어, 에이미가 닉에게 속삭이는 말

'착하게 굴어' 라는 그 말은, 그녀가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종의 키워드 같은 구실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