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러시아 할머니의 미제 진공청소기 NFF (New Face of Fiction)
메이어 샬레브 지음, 정영문 옮김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일종의 회상록에 가까운 이 책의 매력은 분명한 사실속에서, 동질적인 감각을 공유하고, 또

그로 인해서 순수하게 웃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동.서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람의 인식과 고정관념의 존재는, 분명 그 사람 개개인의

인생의 지랫대의 역활을 하는 절대적인 정의가 되어주지만, 단적으로는 그로 인해서, 서로간의

소통에 장애가 되는 큰 난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의 대가족은 서구적 고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전통과 패쇄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저자의 할머니.할아버지는 이야기 내내, 이스라엘 '개척민족' 특유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보수적 사고의 선두주자의 역활을 수행한다.

 

이렇듯, 책에서 다루는 저자의 전통적 '가족 분위기'는 한때 한국 특유의 '대가족'분위기에

익숙했던 본인으로서, 어느 정도 이해가 즉 '코드'가 맞는 듯 느껴질 때도 있지만,  역시

익숙치 못한 제3국의 이미지 때문에, 크게 이해 하기가 영 애매한 부분도 많은 것이사실이다.      특히 이야기의 원인이된 큰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의 다툼 같은 경우, 작은 할아버지는

민족과 성서가 요구하는  전통적인 삶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의 가장 큰 위협이자, '부도덕과

죄악(쾌락)'의 본고장인 미국에 이주하여 (결국 사업에 성공한다.) 살아가는 큰 할아버지의 존재를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작은 할아버지는 심지어 미국의 '형제'가 넉넉치 못한

형편을 걱정하며 보내준 달러(호의)를 매몰차게 거절하며, 일부로 성서의 메시지

(너는 타락했다는 내용) 를 동봉해 매번 되돌려 보내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들의 갈등은 그 민족 특유의 분위기와 사고방식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이 없다.'  *작은 할아버지의 관점은 전통적 사고, 즉 개척자의 피를 이어받은 모샤브(촌락 공동체)의 가치를 계승하고 이어가는 것이다.  "땅은 열매를 맻고, 힘을 들여 일구고 가꾸는 것이지,

형제(미국의)처럼 기회와 욕심으로 사고 파는 것이 아니다."

 

저자도 그러한 전통적 사고를 형성한 작은 공동체 속에서, 시골소년으로서 순수하고 또

금욕적으로 살고 성장했고, 실질적으로 가문을 형성하는 수많은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의

품속에서, 일하고 또 순종하는 삶을 살았다.    분명 그 추억은 나이가 든 오늘날에도,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고, 또 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형성하는

주요한 내용중 하나임에 분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원일기'의 이야기에서, 강렬한 웃음포인트가 등장하는데는 그리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는다.    서로의 외고집과, 전통적 사고방식이 낳은 최고의 에피소드!!   할머니에

의해서, 40년 동안 감금된 진정한 책의 주인공!!  '미제 진공청소기' 의 존재는, 그야말로 일종의

시트콤과 같은 신선함과 깨알 같은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결정적인 포인트이다.

 

번번히 (호의에 대한 대가로) 배부르게 욕먹고 있는 큰 할아버지는, 동생의 집요함을 넘는

집념과 오기로, 매번 그에게 달러뭉치를 전해주기를 멈추지 않다가, 결국 자신이 당하고 있는

푸대접에 대한 보상? 의 일환으로 거대한?? 복수극을 준비한다.

 

때는'1940년대' 장소는 황금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미국'  한창 부유하고 최신의

개념이 충만한 곳에 사는 사람이 가난하고 정체되어 있는 케케묵은 시골에 사는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엿먹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찿는다.      

  

결론적으로 큰 할아버지가 고른것은 한창 최신식을 달리고 있는 '새로운 기계'!! 이스라엘 속의

작고 작은 부락에는 절대로 같은 것이 존재할 리가 없는 '그 물건'!! 그야말로 '책표지 그대로의

모델이 손에 쥐고 있는 그 청소기'였다.    결국 바다건너,대륙건너, 도착한 '미제 청소기'는

선물한 그의 의도대로 완벽한 효과를 거둔다.      할아버지는 그야말로 거품을 물었고, 가족들은 결과적으로, 청소기보다는 그것을 포장했던 천쪼가리를 훨씬 요긴하게 썼다...

 

결국 청소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물건은 처음에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할머니의

마음에 꼭 들었지만, 결국 할머니의 의외의 감정을 건드리는 바람에, 40년이 넘는 긴~~긴~~ 시간동안 할머니의 지성소? 에 쳐박혀 있어야 했다.

 

저자의 할머니는 이미 승천했고, 저자도 어린아이가 아닌 이스라엘의 영향력있는 나이든 소설가가 되었으며, 그 청소기도 어느날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그의 이야기는 그들 가족들의 전설이

되어 이렇듯 널리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주는 하나의 추억담이 되어 주었다.    

결국 그 청소기는 자신이 맞은 본연의 임무에는 충실하지 못했지만, 그로 인해서 불멸? 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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