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 채소, 인류 최대의 스캔들
리베카 룹 지음, 박유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만약 당신이 '당근과 트로이' 라는 제목에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선택 하였다면, 의외로

이 책에 대해서 강한 실망감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특히 책의 '제목'(주제)에 대해서

그 정보의 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각종 채소에 대한 정보가 너무 산발적이고, 어수선하게

다루어지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밖에도, 이 책이 주는

공감대가 어디까지나 '미국인'의 코드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난점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감상 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채소가 어떻게 북미에 전해지고, 또 북미에서 어떻게 세계로

전해 졌는가? 하는 미국인 중심의 이야기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한국인으로선, 자주 접하지 않는, 다양한 채소들의 이야기에 분명 그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는데.. 그 덕분에 독자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앞서, 과연 그 채소가 무엇인가? 하는 

그 본질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책을 여러번 곱씹는 수고를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수고에 힙입어, 독자들이 드디어 '양키소울?' 을 가지게 되었다면?  드디어 이 책은 그 매력을 한껏 발하는데, 그 보상으로 독자들은 다양한 채소들의 기본상식을 배우게 되는 것은

물론, 인류학적으로 채소가 인류에게 가지는 의미에 대한 정의를 이해 하면서, 한층 더 유식해?

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최초의 '식食'은 분명 수렵과 채집이였다.   이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수렵은 고기이고,

채집은 식물이기에, 인간은 육식과 채식을 골고루 섭취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인류가 '채소'라는 것을 먹기까지의 역사는 그야말로 '얼마 되지 않은, 실험과

고난'의 역사라는 것에 어울리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식물에게서 거리낌없이 취했던

것은, 채소가 아니라,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과일의 비중이 더 컸다.    

 

과거의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채소는 (일부를 제외하면) 동물의 먹이 이였거나, 관상용 식물,

그리고 '약' 에 해당하는 것이였지, 먹을 거리는 아니였던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채소는 과일과 달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 (독성, 가시, 별로인 맛) 을

입고 있는 것이 많았기에, 먹기가 어렵다는 이유가 큰 몫을 차지 했을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 

실제로 영국의 월터 롤리경이 여왕에게 헌상한 '감자'의 예만 보아도 사람들이 채소에 얼마나

둔감하고, 꺼렸는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월터경이 헌상한 감자를 왕실요리사들은

그 뿌리 (감자)를 버리고, 잎과 줄기를 가지고 조리를 했는데, 덕분에 요리를 먹은 귀족들은

'죽지는 않을 만큼의 복통과 설사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인간은 그 특유의 모험심과 무모함으로, 먹을 수 있는 채소와, 먹을 수 없는 채소를

분류했고, 그 채소들을 직접 기르고 개량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야말로 우리들은 선배들의 눈물나는 실험정신 덕분에,  일반적인 날것으로 먹는 '샐러드' 에서, 익히고, 튀기는 등의

다양한 각종 채소요리를 먹으며, 우리들의 입안을 즐겁게 하는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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