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 개정판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웃음꽃이 피어나는 장소에서 가해지는 폭력'이라는 작가의 글.. 

무라카미 류의 소설 '공항에서' 에 등장한 이 말은 특히 나에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강하게 긍정하게 하는 교훈적 메시지이다.    

 

역사적인 사건 뿐 만이 아닌, 일반적인 인간 관계 속에서도, 광기와 다수의 웃음속에서 희생된

사람들과 민족들의 수난사는 그 수도 셀 수 없이 자주 발생하였다.     우리들이 흔히 끼리끼리

모여서 우정을 다지거나, 친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구설수에 올려놓는 다수의 '가십거리'를

분석해 보아도,  사람은 타인이 쇄락하고, 탈선하며, 타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들은 누구누구가 범죄를 저지르고, 사업이 망해고, 가업이 몰락하고, 부도덕적인 행태를

일삼는다는 명목으로 그 대상을 욕하며'웃는다'.     그들은 그들이 욕하는 특정적인 대상이

욕하는 자기 자신에게 큰 해악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제3자의 심리는 그렇게 사람을 대담하게 하고 냉혹하게 만든다.    심지어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왕따를 시키는 가해자의 인식도 그러한  "이녀석은 감히 나에게 해를 끼칠리가 없다."

는 제3자의 거리감의 인식이 작용한 결과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게 사람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사람들속에 휩쓸려 들어가기 위해서, 일부로 '악한 마음'을

집어삼켰다.    그 결과 현대의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선을 잘라버린 그 대가 즉 '외로움과

고독함, 그리로 우울한 마음'을 짊어지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     영혼을 이어주는 관계,

내 영혼의 반쪽을 담당하는 동반자, 그리고 내 목숨을 다하는 우정.. 이제 이러한 듣기 좋은

관계들은 그야말로 가공의 이야기 등에서 찿아야 할 판이다.

 

그렇게 자기자신과 타인과의 교류가 진실되지 못하다는 현대인들의 문제는, 저자에 의지에 의해서  '표현의 글' 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등장 인물들이

표현하는 '행동과 생각이' 모두 독백으로 표현되었다는 점이 특이한데,  그들은 절대로 타인이

듣고 느낄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독백을 통해서, 남에 대한 스스로의 본심과 더불어, 자신을

실망시킨 사회에 대한 비난과, 남에게 의지해서 괴로움을 벗어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의 본심과

욕망을 하나하나의 스토리로 완성시켜, 그에 독자들의 공감을 유도한다.     사람의 불행과

행복을 느끼는 기준점은 그 무엇에 의해서 결정되는가?   물론 많은 해답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일반적인 기준점은 내가 내 주위의 사람들에 비교해서 잘 사는가 아니면 못 사는가?

하는 '비교에서 우러나온 욕구' 라고 한다.

 

그렇게 우리들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남을 의식하고, 남에게 상처를 입고, 또 남에게 구원을

받기도 하며,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나홀로 고독한 생각의 틀에 가두어져, 쓸쓸히 감정이

죽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인생은 각자의 여행... 나홀로 떠나는 고독한 여정이라는  많은

삶들이 이야기 속에서,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반대로 그 여행을 함께 할 '동반자'를 원한다.

고독과 쓸쓸함을 이겨낼 자신이 없는 연약한 여행자에게, 동반자는 구원이상의 존재..

저자는 그러한 '함께 가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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