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상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1월

풍부한 호기심과 감수성,  그것은 예술을 사랑하고, 또 예술을 숭상하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소중히 가지고 있어야 할 감성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너무나도 순수하고,

감성적인 사람은 일반인이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할 때가 많은데, 우리들은 흔히

그러한 행동에 대해서, "정상인과 미친자는 종이 한 장 차이" 라는 말을 자주 인용하고는 한다.

소설 '데미안'은 비록 소설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는 '자서적'인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한 인간의 인생을 그야말로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서 그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것으로 보인다. 

*한없이 유약하여 결국 강자에게 굴복했으며, 자신을 내리누르는 괴롭힘에 대해 말 못할 절망을

맛보았던 어린시절.

*전통과 가르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가 납득하는 감성과 이성 사이를 방황하며, 진정한

'답'을 원했던 학창시절.

*사람을 사랑하고 또 이상을 사랑하며, 결국 사랑의 진리에 도달하려고 했던 그의 청년시절..

이 같이 책의 무수한 내용들은 그야말로 저자의 과거 즉 '인생' 그 자체로서 그다지 특별 할 것이 없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주인공은 그저, 젊은시절 반항기를 걸었고, 또 여느 철학자처럼

생각하고 탐구하고, 또 논쟁하는 재미없는 길을 걸었다... 라는 것으로 모든것을 설명 할 수 있는 '한 사람'에 불과 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주인공이 방황과, 갈등 사이에 자신을 잃지 않게

하는 절대적인 '등대' 역활을 하는 인물 "데미안"을 소설에 등장 시키면서, 주인공의 이야기를

신비주의적이고, 필연적인 운명에 휩쓸리는 외로운 존재로 만들었다.    주인공이 어린시절부터 

만나온 '데미안'은 그야말로 삼라만상 모든것을 지켜보며 해답을 탐구하는 '100살의 현자' 같은

존재이다.   

데미안은 선생님이, 그리고 어른들이, 추구하는 절대적인 '정의'에 대해서 어째서? 라는

의문을 품는 발칙한 아이였고, 나아가서 주인공이 속한 '독실한 세계' 에서 주인공을 끌어내,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동생을 죽인 '카인'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와 정의가

있었음을 가르쳐 주었다.

주인공은 그의 영향을 받아 선과 악, 빛과 어둠, 천사와 악마의 경계선에서 '정답'을 발견하기

위해 방황한다.  사회가 인정하는 정의, 그 단순한 답안지를 집어던지고, 그가 납득하는 진정한

정의를 발견하기 위해서 방황하는 나날들 그러한 나날들을 정리 해 준것은 '아프락사스' 그리고, 모든 정의를 품고있는 진리의 존재, '에바 부인'을 가슴에 품은 그날부터 였다.    결국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의 이상론을 부채질하고, 또 그가 최종적으로 찿아낸, 종교에 대한 이념을

정리시켜주는 존재에 머물렀지만,  그의 존재는 저자가 생각하고, 정리하는 모든것을 대변해 주는 존재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