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책들의 상인
마르첼로 시모니 지음, 윤병언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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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 읽은 것이지만, 이 책의 주제가 된 '예수'라는 인물은, 자신의 이념의 아들들.. 즉

'제자'들에게 상당히 상냥한 사람 이였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불교의 붓다, 그리고 크리스찬의 예수는 자신의 가르침을 '무지한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서, 비교적 알기 쉽도록

보이는 사물이나, 인식이 쉬운 비유를 예로 들며 가르침 펼치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구원의 가르침은 너무나 심오했고 어려워서,  그의 제자들은, 가르치는

보람도 없이 '선각자가 가르키는 방향의 사물을 응시하기 보단, 방향을 가르키는 손가락 그 자체에 정신을 쏟는 우를 범하기 일쑤였다.    

 

정신적인 구원을 상징하는 '왕국'이라는 표현을 글자 그대로 '왕국' 이라고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하느님을 섬기는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제자들을 보면서,  선각자 예수는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아니 그보다는, 왜곡된 그의 가르침이 오히려 유행하며,'그리스도의 지상왕국'을

형성하는 역사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는 과연 어떠한 마음이였을까? 

 

이 책을 구성하는 전체적인 이야기도, 그가 남긴 지식의 유산, 즉 성경의 가르침과 그리스도가 쌓아올린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무대로 한다.    '중세시대' 즉 그리스도의 문화가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그 모두를 점령한 특정한 시대에, 성그러운 종교의 유물을 거래하는 유물상인

이냐시오는, 대학시절 절친했던 친구의 편지를 받고 겉잡을 수 없는 음모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로

쉽쓸려 들어간다.    

 

주인공의 눈에 하느님의 천사를 소환 할 수 있다는 책 "우테르 벤토룸" 의 존재는, 분명 그

시대에 엄청난 풍파를 몰고 올 수있는 책이 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예언자'라 불리우는

광신도들도, 또 크리스천의 믿음위에 군림하는 그 세상의 지도층들도, 그 책의 존재를

인식하고, 또 발견하기 위해서, 사람을 고문하고, 또 살해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작 책을 발견한 아냐시오의 마음속에는, 감동이나 기적과 구원 같은

환상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감정 즉 '허무함'이 싹튼다.

 

이상의 세계에게 배반당한 주인공은, 결국 '전설의 책'에서 원했던 행복을 발견 할 수 없었다.   

그는 오히려 책을 위한 여행을 떠나며 포기한 "그것" 사람들이 지극히 '평범한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 행복을 부여잡으면서, 진정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기적은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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