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곁 - 김창균의 엽서 한장
김창균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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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젊은시절, 애써 외면하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떨어지는 낙엽, 하늘에서 내리는 햐얀 눈, 물결치는 파도.. 이러한 시각적인

이미지가 사람의 마음을 적시고,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같은 무형적인 존재들에 대해서,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나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우울하고 또 철학적이다.

 

이 책을 구성하는 저자의 목소리.. 그것은 평온한 시골의 풍경과 복잡한 도시에서의 추억을

모두 다루고 있고, 내가 아프고 남이 아팟던 사람사는 이야기를 나름대로의 소신과, 감성을

섞어, 독자들에게 내보이는 것이다.      아마 그와 같은 환경에서 분투했던 동시대의 사람들은

그의 의견에 큰 공감을 얻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제 막 사회에서 뛰어다니고, 젊음에 충만한

에너지는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단지 우울하고 과거지향적인 한 아저씨의 '수필'에

불과할 뿐이다.

 

확실히 좋은 내용의 책을 읽는다고, 모두 공감하고 감동받는 것은 아니다.

이 책도 나에게는 공감을 받지 못하였다는 부정적인 부분만 제외하면, 상당히 솔직한

'인생의 이야기'로서 높게 평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책을 읽으면, 조용한 시골이 생각나고,

모처럼의 여유가 느껴지며, 인생무상.. 내가 살아온 모든 집착들이 한 순간의 열정의 결과물에

불과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좋은 마음으로 읽었고, 또 그런 마음을 간직한체, 책을 덮었다... 그리고 곧장

이 책을 나의 아버지에게 건내주었다.  '아버지 한번 읽어보시라" '나보다는 아버지에게 어울릴

책이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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