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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배우는 게 아니다 - 작품으로 읽는 연암 박지원 산문.시편 ㅣ 작품으로 읽는 연암 박지원
주영숙 엮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10월
평점 :
'연암 박지원' 그의 글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호쾌함과 대담함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조선 중기' 폐쇄된 나라 속에서 세상 저 너머에 꿈뜰거리는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그 변화에 편승해야 한다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 조선중기 17세기 (1730~1800)년대를 재조명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조선의 르네상스' 라는 이름과 함께 '정조' '다산 정약용' 등이 변화의 선봉장이였다는
역사의 인식이 확립되고,'조선도 무식하게 문만 걸어잠근 재미없는 나라'가 아니였다는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를 보면 조선또한 변화의 바람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사대주의에 의한 서열을 무너뜨리고, 북쪽에서 넘어오는 '신 문화' 를 흡수하려는 북학파의
움직임도 있었으며, 조선 건축사의 정수로 불리우는 '수원화성' 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사회의 변화에 이어, 문화의 변화를 선두하는 사람들 중에서 연암 박지원의 이름은 단연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과거 학문으로만 접근하려는 사회풍조와, 한문시의 어려움을
'오역과 배껴쓰기' 로 일관한 후손들의 무관심속에서 그의 가치는 좀처럼 빛을 발하기 어려웠다.
그러한 현실을 반성하고, 진정한 '연암'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이 '눈물은 배우는
게 아니다'를 만들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들어가며 느낀 첫 느낌은
'역시 어려웠다.' 는 가벼운 낭패감 이였다.
이 책은 '연암'의 은둔생활중 쓴 산문들과, 시, 그리고 그의 생활상과 학문적인 척도를 가늠 할 수
있는 기록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대목은 그의
자유로운 생활 중에서 만들어낸 시와 산문이 아니라, 깨어있는 그의 세계관과 과학개념 쪽이
더 크다. 연암은 외국의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지구가 둥글다는
(지동설)을 주장했고, 중력과 빛의 굴절, 그리고 월세계(달)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을 한
인물이였고, 실제로 신시대를 이끌 '깨어있는 인물'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도 상당하다.
놀랍고 흥미롭지만, 그것은 연암의 장점을 반절만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창조하는' 문학적 감각에 있다. 물론 오늘날의 개념으로
본다면, 그의 글은 어렵기도 하고, 재대로 느끼기에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어려운 북미의 소설이나, '에다' '트리스탄과 이즈' 같은 북유럽과 중세의 가치를
지닌 작품을 이해 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진 현대인들이니.. 서양의 가치를 위한 탐구심을
조금만 돌려서 '연암'에 투자해 봄이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