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과거부터 '고행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사회의 지위와 가족과 서로와의 인간관계로 끊어버리고, 육체적 혹사와 단련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영혼'의 구원을 추구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사실상 그들과 마찬가지의 일을 수행했다.    

저자 자신은 스스로 '고행자'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지만, (본문에 등장했던) 그와 만났던

스위스 부부의 말 그대로 그는 '고행의 길을 걷는 고행자였다'

 

그는 어째서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에 발을 내딛었는가?

사회를 등지고 100일이 넘는 시간을 걷고 또 걸으며 그가 떨쳐 버리려고 한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그의 글 속에서 그가 떨쳐버리려고 한 것은 '어머니의 죽음' 이였다고 고백했다.

가난한 가정속에서 자라고, 폭력적인 남편에 순종했고, 남편과 헤어진 후에는 2명의 자식들에게

사랑으로 헌신했던 어머니 담배는 커녕, 살충제도 몸에 나쁘다며 모기에 물린 아이들에게 약초와

오일을 발라주던 어머니, 그리고 가난한 환경속에서도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기쁨을 놓지 않았던

활동적이였던 어머니... 작가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어느덧 추억이 되어 그의 뇌리에 남아

평생을 괴롭힌다.   건강한 모습으로 반평생 그와 함께 할 줄 알았던 어머니가... 평생 담배도 모르던

어머니가 폐암이라니!  길어봤자 1년이라면서....1년은 살수 있다면서 3개월만에 세상을 등져버린 어머니

   

작가는 그러한 어머니를 용서 할 수 없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그리워한다.  

작가의 가족들이 어느것하나 부족하기 짝이 없는 가난한 삶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 사랑의 힘이 물질적인 부족함을 매워주는 가장 큰

재산이었다.      그러나 그 재산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고, 그녀는 부족한 사랑을 매워줄

다른 것을 찿아 방황한다.   방황하는 동안 결국 저자는 남자와 마약에 빠졌고, 더이상 떨어질 것도 없는 끔찍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평소에는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것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있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듯이, 저자는 생각없이 집어든 '여행책자'

하나를 계기로 자신을 위한  여행을 결의하게 되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여행기 제1권'

그 책이야 말로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트'의 사과 였던 것이다.

 

그녀라고 자신의 상태를 모르겠는가?  19살에 무책임하게 결혼한 소녀가,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며 

여러남자와 바람을 폈고 결국 마약에 빠져 하루하루를 몽롱한 정신으로 보낸것이 바로 어제까지의

자신이었음을!!  그녀는 인생을 되돌아볼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우연히 손에 쥐어든

여행안내서가 그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로 이끌었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은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결코 만만한 여정이 아니다.  미국서부를 종단하는

만만치 않은 거리, 인간의 체력과 의지를 시험하는 사막과, 곰과 여우 그리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우림을 지나야 하는 인간한계를 시험하는 코스가 퍼시픽 트레스드이다.

그녀는 이 여행길에 도전하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준비에 매달렸지만, 그래도 초보는 초보,

그가 '몬스터'로 불렀던 배낭은 자신의  몸무게를 웃도는 무게로 그녀를 짖눌렀고, 발을 보호하려고

준비한 등산화는 그녀의 발을 그야말로 처참하게 만드는 주요원인이 된다.

배고픔, 목마름, 두려움, 포기하고픈 유혹.. 모두를 떨쳐버리고 혼자 여행하는 수행자

'셰릴 스트레이트' 그러나 여행도중 만난 '동행자' 들의 응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그리고 마지막에

도착점에서 맛본, 해냈다는 만족감과 기쁨은 그를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했다.

그녀가 다시 일어난 내용을 담은 투터운 책 와일드 4285km 이 책은 단순히 그가 다녀온

여행을 담은 여행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마음만 먹는다면 어느환경, 어느위치에 있어도

승리를 거둘수 있다는 자신감과 위안을 가져다주는 책이기도 하다.

 

본인도 이 책의 내용에 빠지고, 주인공의 인간승리에 감탄했던 수많은 독자중 하나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마지막에 기쁨에 들떠 다른 여행자에게 외친 그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내가 해냈으니 당신도 해낼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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