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바다로 간 달팽이 3
앙겔리카 클뤼센도르프 지음, 이기숙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소설속의 "소녀"는 지금까지 문학의 세계에서 미처 접하지 못한, 지극히 현실적인 "소녀"가 있다.

아니 지금까지의 문학 작품들이 애써 무시했던 "소녀"가 마침내 등장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가까울 지도 모른다.

독일이 분단되고, 아직 사회주의가 만연했던 "동독"속에서 소녀는 자신의 삶을 살고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는 가난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멋대로 몸을 굴리고, 자신의 아이들을 폭행했다.

소녀는 자신을 짖누르는 이러한 환경속에서 소녀는 남들이 말하는 "나쁜년" 이 되어간다.

남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소녀는 그야말로 억압받는 아이들이 어떻게 변해가는가에

대한 답안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과거의 문학 작품들은 어려운 생활과 타인의 구박을 받는 주인공들을 모두 "소공녀" "빨간머리 앤" 아니면, "쥬디(키다리 아저씨)"

로 만들었다.   어려운 환경을 참아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소녀들, 그러한 소녀를 지켜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

그야말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행복 스토리" 가 소설을 구성하는 소녀들의 모습이였다.

   

그러나 이 책은 가상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소설의 세계를 이탈했다.

소녀는 가족들의 냉대와 폭력을 피해가는 "눈치", 이웃들의 호의를 이용하는 "뻔뻔함",  그리고 자신의 배고픔과 욕망을 채워줄

"손기술" (도둑질) 을 지니고 있다.  그는 도둑질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서 먹을 것을 가져와야 했고,

가족중 그 누구도 도둑질이 나쁘고, 어떤것이 사람으로서 하지 말야하 하는가? 하는 교육을 그에게 해주지 않았다.


그는 교육받은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너무나 자유로운 인격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

배고프면 눈앞의 먹을것을 먹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면,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립쇼"를 벌인다.

집안이 더러워지니까, 자신이 싼 배설물을 아무렇지 않게 창밖으로 내다 버리고,  자신을 가없게 여겨준 "기독교도"의 집을 아무렇지 않게

"턴다".  그는 그야말로, 자신의 정의를 스스로 만들어 살아가는  독특한 자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도 나는 그의 생활방식을 쉽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그는 너무나도 욕망에 솔직한 소녀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스스로 사회의 연결끈을 놓아버린 점도 있는것도 사실이다.  

소설속의 소녀는 점점 성숙한 소녀가 되어 가기는 커녕, 점점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점점 여자로서 원초적인 쾌락에 눈을 뜨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이야기는 16살의 소녀로 끝났지만, 그가 그의 어머니와 같은 나이에 도달한다면.... 어떠할까?

내 생각으론 그다지 밝은 인생을 살고 있을것 같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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