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의 신
린지 페이 지음, 안재권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경찰" 이라는 직업에 특수성을 부여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범죄수사" 라는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과거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도일의 주인공들 처럼 정황증거와, 심리학을 이용한 추리법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이다.

오늘날 우리들은 현대적 추리 소설이나,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CSI) 를 통해서 "범죄 과학수사" 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과학적인 지식을 통해서 범죄의 발생과 진행요소를 추적하고, 결국 진실을 발견하는 행위.

그것은 오늘날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중요한 행동이다.   그러나 이 책의 무대가 된 1845년의 "경찰"은 사뭇 거칠고 야만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근대적 경찰조직의 등장은 1829년 영국 Metropolitan Police(스코틀랜드 야드) 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제복을 통일하고, 국가기관에서 봉급을 지불하며, 통일된 제도와 법률에 의해서 일을 수행하는 특수조직의 등장은 과거의 "치안관"

제도와는 사뭇 다른 새로운 제도 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최초의 그들은 단순한 거리순찰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야경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은 복잡한 산업시대를 거치고 있었고,  무질서한 도시의 형성은 "범죄의 흉폭화"를 불러왔다.  

그 유명한 Jack the Ripper(잭 더 리퍼) 연쇄 살인사건으로 인하여, 영국의 경찰은 최초로 "수사"라는 개념을 도입했고, 의학,물리,과학을

총 동원한 수사법을 구성하고 발전시켜 나갔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1845년 미국에도 국가에 의한 "치안제도"와 "단체"가 출범했다.   미국 최초의 "경찰국"은

그야말로 서부시대 "보안관" 과 다름없었다.


소설속 주인공 티머시 와일드는 대도시 뉴욕의 경찰이 되었다. 

그가 겪은 불운한 화재사건은 주인공의 얼굴의 반쪽!! 뿐만이 아니라, 그의 미래와 희망까지 모두 태워버렸다. 

바텐더 일을 하며 모아두었던 400개의 은화도. 자신의 보금자리도 모두 날아가 버린 상태에서 그가 택할수 있는길은 애초부터 한정되어

있었다.      빌어먹을 친형의 소방대(당시에는 정치와 관련된 조폭집단) 의 연줄을 통해 고용된 티머시의 기분은 그야말로 꿀꿀하기

그지 없지만, 당시의 시대 자체가 그야말로 "빌어먹을!!" 세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어둡기만했다.        


1845년 닥친 유명한 "감자 대기근"(아일랜드 대기근) 사건으로 인해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넘처나던 당시의 "미국" 은 그야말로

갈등과 폭력, 범죄가 판을 치는 장소가 되어갔다.  애초부터 미국은 영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나라가 아니던가?

청교도 박해로 인해서 영국을 버린 사람들이,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여 이룩한 국가..그것이 미국이였다.

그러한 나라에 로마 카톨릭과 미국 신교도..그리고 유대인의 종교적 갈등이 더해져 그야말로 미국은 아니, 뉴욕은 그들의 은어대로

"고담" Gotham City 시(바보들의 도시) 로서 손색이 없는, 혼탁한 도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티머시는 그러한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사랑하는 여인 "머시"와 결혼하여 런던..이탈리아...아니 뉴욕만 아니면 어디든 좋았다. 그 혼탁한 도시를 떠나는 것을 꿈꾸던

사나이는 이제  조악한 구리별을 가슴에찬 뉴욕의 "사냥개"가 되어 거리를 걷고 있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피투성이 소녀.. 그것이

이 소설을 구성하는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주인공 티머시 와일드. 그는 경찰이 되어 하나의 사건을 뒤쫓는다.   신의 심부름꾼을 자칭하며, 아일랜드의 아이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살인마"를 찿아내는것. 그리고 그 범인을 정의의 "교수대"로 보내는것.   그것이 경찰인 그의 첫 임무였다.

독자들은 살인마를 가려내는 티머시 와일드를 통해서, 1846년의 "고담시티" 를 접하게 된다.

서부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생활습관과. 더럽고 미개한 "폭력배들" 을 만나고, 변질된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당원들을 해쳐나가면,

굶주리고 언제나 마음속에 분노를 간직한 흑인노예들과, 이민자들..매독에 걸린 창녀들과, 거리의 부랑자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 돈을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는 협잡꾼. 정보를 이용해 먹고사는 야바위꾼 까지.. 우리들은 그야말로 더럽고, 거칠고,

타락한 자들을 만나게 되는것이다.      그것이 당시의 뉴욕의 거리였고, 뉴욕의 문화였으며, 뉴욕의 역사였다.


작가는 그러한 당시의 시대를 리얼하게 살려냈다.  비록 가상의 주인공. 가상의 사건을 이용하였지만, 그가 그려낸 과거의 뉴욕은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로 실감나는 세상이다. 

그리고 범죄 스릴러로서도 매력있는 책이 아닐수 없다.   일본소설처럼 과장되지 않고, 공상보다는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해 할 수

있는 범죄의 동기와 실행 을 주제로 했음에도, 지루하지가 않다.   그것이 이책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쩔수없는 "번역서"의 한계이다.

작가는 당시의 문화 (서부시대부터 내려져온 고유의 은어) 를 표현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러한

문화를 표현할 마땅한 표현이 드물기에 결과적으로 번역이 빈약해지고, 문장의 매끄러움이 떨어진다.

그래도 초창기 "근대의 미국을" 다룬 보기드문 서적이기에.  정말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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