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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라 - 상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은 각자 자신의 추억, 아픔, 기쁨을 품고 인생을 살아간다.
한없는 기쁨을 맛보고, 자신의 한계에 절망하며, 가슴이 져미는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출판된 소설 "배를 타라"는 우리들의 인생에서 느끼는 슬픔과,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상당한 작품이다.
이 책은 이 세상 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비추어 보는 거울같은 존재이다.
주인공 사토루가 허세를 부리고, 사랑을 하고, 노력을 하고, 절망을 하는 과정을 엿보며, 독자 자신도 이 사회에서 그다지
대단한 존재는 아니지만,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노력하고, 사랑하고, 가슴아픈날도 있었음을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이 책 속에는 주인공의 삶 뿐만이 아니라, 달콤하고, 웅장하며, 감동적인 클래식과 더불어 독자를 생각하게 하는
"소크라테스,니체,데카르트"의 철학적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철학은 둘째 치더라도, 개인적으로 클래식에 관하여
지식이 부족하기에, 본인은 "책의 내용"과 더불어 "생각하는 주제" 에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사토루는 유명한 음악가 집안의 지식으로서 부족함 없는 교육을 받는 이른바 "도련님" 같은 존재이다.
음악가 집안의 내력 덕분에, 음악에 대해서 수준높은 교육을 받는 행운을 누리는 주인공, 그는 여느 도련님들과 같이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을 뿐만이 아니라, 높은 실력을 은근히 자랑하는 오만함도 보여준다.

그러나 사토루와 동급생인 "미나미" 와 함께한 "청춘"은 그야말고 행복한 나날이였다.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집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고, 친구들과 어울렸다, 이책 상권의 클라이막스. 여름 합숙날의 "첫키스" 는
이책의 최고의 이벤트 스토리이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훈훈한 청춘의 긍정적인 세계에 대한 부러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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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루와 미나미의 "홈콘서트"에서 사토루의 할아버지는 Der Tag, der ist so freudenreich BWV 605 를 연주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작곡 오르간 소곡집 제1집 크리스마스용 코랄 BWV 605 "
그 작품을 상징하는 뜻은 "한없이 기쁨에 넘치는날" 행복했던 사토루의 청춘시절을 상징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권"에 이르러 그들의 행복은 산산히 부서진다. 사토루의 독일유학, 그리고 미나미의 갑작스런 임신 과 결혼은
18살 청춘의 사토루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재난이였다.
미나미에 대한 사랑, 갑작스런 결혼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이 없는동안 "그녀"를 임신시킨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 대한 격렬한 "증오"
그리고 수컷으로서의 패배감..굴욕감..
사노루는 울 수 밖에 없다. 눈물을 흘리고, 연인을 떠나 보내고, 극심한 패배감과 자기 비애에 잠겨, 결국 자신을 아껴주는
다른 사람들까지, 불행의 내리막길고 끌고 들어간다. 자신의 은사이자 철학선생인 "가마쿠보" 선생이 교직을 잃고,
자기 자신도, 결국 첼로를 놓았다. 음악에 대한 정열을 잃고, 사랑의 감정을 잃은 사토루.. 세월이 흘러
중년에 이르러 그는 과거를 회상한다.
아름다웠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던 아픈사랑, 음악에 대한 정열,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면죄부로 타인을 불행하게 했던 오만했던 "소년 사토루"를 회상한다.
그러나 그는 깨닫는다. "과거의 아픔은 오늘날의 소중한 추억"...이라는 흔해빠진 교훈이 아니다.
고통스럽고 달콤한 청춘..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모든것이 아니다. 그는 아직도 인생을 살아가고있다.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그는 인생의 답을 모른다. 아직도 자신에 대한 삶의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사토루의 "배"는 아직도 나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