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때 '유럽의 병자'라고 불리웠던 국가 오스만제국을 배경삼아 지어낸 가상의 소설이다. 때문에 줄거리에 따라 주인공이 스스로 술탄의 정통성과 전통을 대신하여 유럽의 이름을 쓰는 등의 개혁의 의지를 드러내고 또 자신의 이해자인 황후를 위해 헌신하거나 고뇌하는 등의 여러 이야기가 드러나지만... 나는 그보다 저자가 보다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하는 역사의 배경을 알고 또 어떻게 활용하였는가를 보고 또 집중하고 싶은 생각으로 독서를 하였다.
이에 나에게 있어서 오랜 오스만 문화와 그 근대화의 길에 선 제국의 방향성에 대한 역사는 비교적 몰락의 길을 걸은 조선 또는 대한제국의 길과 비슷하다 여겨지지만 분명 각 문명권이 형성해 온 전통에 따라 여러 색다른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본디 제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다가 보다 근대화의 갈림길에 서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한 나라가 개혁을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다. 본디 개혁은 현재까지 유지되어 온 기틀을 깨는 것에서 시작한다.
때문에 이 책이 군주를 '폭군'이라 말한 것은 그가 제국의 지배권을 승계받은 퍄샤로서 마땅히 수호해야 할 국왕의 책무를 수행하지 않음을 뜻하기도 하다. 이미 언급했지만 그는 스스로 서양식의 이름을 쓰고 노예해방과 토지개혁, 사법체계의 변화 등 보다 서구적인 변화를 제국에 도입한 인물이기에 이에 제국의 제후 뿐만이 아닌 가장 가까운 세력인 예니체리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가가운 관찰자이자 이해자인 황후를 제외한 모든 이들과 새로운 술탄이 그 어떤 갈등과 대립.... 또는 이해의 길을 걸어가게될지 이 책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를 가져다 주는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