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들 - 동물이 만든 인간의 역사
김일석 외 지음 / 이케이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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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류는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 이라 칭한다. 물론 이는 여느 환경의 변화에 맞서 '지적 능력을 드러낸' 오랜 인류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쉽게 긍정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매우 단순하게 "본래의 인간이 여느 다른 종의 동물들과 비교하여 (신체적으로) 더 뛰어난 것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이에 결과적으로 인간은 매우 허약한 종족에 속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고대 시대의 신화 등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타 동물의 신체적 우월성은 곧 (당시의 인간에 의해) 이상적으로 그려졌다.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신화의 신들은 동물들의 신체를 통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감각과 능력을 지니며, 또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서도 영웅들이 '신화적 동물'에게 가르침을 받거나 또는 몸을 섞는?? 등 보다 더 특별한 운명에 맞서는 인간에게는 그에 걸맞는 지성과 야성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물론 위의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인간은 스스로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높이 사고 (또 경외함과 동시에)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를 반복하였다. 이에 가장 성공적으로 '가축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동물은 아마도 소와 말 일 것이다. 물론 개와 고양이, 낙타, 돼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여느 익숙한 동물들도 많지만 흔히 인류의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된 '농경사회'의 특징을 꼽을 때 위의 소와 말의 역활은 여느 동물과는 다른 중요성이 드러난다.

(...) 말이라는 존재가 지닌 상징성을 이해하고 그 메시지를 읽어내는 일은, 인간 내면을 성찰하는 일과 관련이 깊다.

59쪽 (말)

그럼에도 이 책은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의 관계가 밀접해지기 시작했는가에 대한 여러 시작에서의 접근을 한다. 실제로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간은 타 동물의 뛰어난 신체적 특징에 주목하면서도 이를 오롯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자 했다. 때문에 뛰어난 권능은 어느덧 능력이 되었고, 신격의 대상은 곧 사유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이제 가축화 된 동물은 인간의 삶에 큰 변화와 편리를 가져다 준 대가로 종의 번식과 안정을 얻었으나, 곧 그들 스스로가 인간의 역사와 밀접하여 그들의 운명에 같이 엮여 살아가야 하는 속박의 길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에게 간택당한 덕분에 그 밖에 자.타의적으로 멸종당한 여러 동물들의 말로를 생각하면 이들은 운이 좋은 편해 속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동물들은 농업, 비단길, 신화 등 인류의 흔적 가운데서 묵묵히 그 스스로의 역활을 다 하며 함께 흔적을 남겨왔다. 때문에 이들은 지구를 정복한? 종족... 인간 중심의 세상에서도 해당 역활을 통해 생존하고 또 (인위적 교배를 통해) 종의 우월성을 키울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의 내용은 매우 이기적이다. 인간에게 종속되어 번영과 생존을 이어가는 것을 '관계'라 하고, 부여된 역활의 연장을 '역사의 흔적'이라 주장하며, 동물의 성격과 한계를 가늠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가공한 것을 '지혜' 라고 정의한다.

(...) 이솝에 따르면 사회에서의 자아와 위치는 개인의 근원에 의해 결정된다. 당나귀는 그리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태생의 한계를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

132쪽 (당나귀)

그러나 본디 이러한 글을 쓰는 '나' 또한 인간이기에, 굳이 책이 드러내는 가치관에 대하여 크게 반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랜 과거부터 농사를 하고 밭을 가꾸는데 인간과 소의 역활은 분명히 나누어져 있다. 물론 농부의 심성이 착하면 소를 혹독하게 다루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농부의 입장에서 애초부터 무엇때문에 서로의 역활이 정해졌을까? 라는 등의 의문을 가지게 된다면...' 이에 세상은 그것을 깨달음이나 사색이라 칭하지 않고 오롯이 어리석음이라 비웃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동물을 기르고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된 세상' 때때로 어떤 현상은 그 본질보다 과정에 보다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

어째서 인간은 다른 동물을 길들였는가? 그 질문에 대한 이 책의 답은 매우 명쾌하다.

그것은 인간이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일에 힘겨워하다 못해 결국 그 일의 일부를 가축들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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