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 - 서울올림픽이 만든 88년 체제의 등장과 커튼콜
박해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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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이전 철이 들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소위 내가 겪어 온 '대한민국의 사회'와 이를 이루는 국민의 정서는 흔히 '우리' 라는 단어로 정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국가가 파산하면 국민들이 스스로 가진 재산(금모으기 운동)을 기부했고, 여름날 폭우로 인하여 언제나 수재민이 발생하면 학교에선 언제나 모금이 장려되었기에, 이에 대상이였던 '나' 역시도 다른 의견없이 참여해왔다. 물론 이후 오랜시간이 흘러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그 과거의 미비를 더이상 국민성에 의지하지(또는 강제하지) 않는다. 더욱이 개인의 정체성과 자유의지가 남 다르게 발전한 이후 소위 '모두의 의지'는 분명 그 과거에 비하여 영향력이 약해졌지만 그만큼 때때로 위기에(자연스럽게) 발현되어 최근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국민인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독특한 사회현상으로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발현되기까지 그 오랜 시간과 더불어 기록되어온 과거를 떠올려보면 의외로 이에 따른 부정적인 모습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일종의 선진화를 추구해왔던 대한민국의 과거에서 특히 독재가 이루어졌던 시대에 강요된 목표와 이에 그 과정에서 소외된 약자의 존재를 알아보고, 특히 그 사실의 대표적 상징이자 이벤트였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중심으로 그 명암의 가치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또 가늠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감상이 든다.

(...)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문명을 상징하는 친절과 질서를 연기하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 즉 외국인의 시선을 내면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

208쪽

오늘날 현대의 대한민국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한다면? 이에 더 이상 중앙정부 등의 거대한 매체가 중심이 된 구조는 큰 효과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망과 개인 방송과 같은 수단을 이용하여, 저마다의 아이디어와 표현을 통해 한국을 드러내는 수단은 이미 크게 활성화되어 있으며, 덕분에 세상 또한 보다 리얼한 대한민국의 모습과 더불어 , 과거 전통과 현실의 문화를 반영한 문화 작품 등을 통해서 한국의 다른 매력에 빠져든다.

그야말로 오늘날에는 굳이 "두 유 노oo" 라는 질문을 되풀이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전 필사적으로 비빔밥과 김치... "아름다운나라 코리아"를 외치치 않아도 해당 주제는 이미 많은 의미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위치에 오르기까지... 과거의 대한민국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끝임없이 강요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까지 '자기개조'를 되풀이해왔다.

과거의 역사에 비추어볼때 거의 하나의 목소리로 부르짖던 슬로건처럼 소위 잘사는 나라' '선진국 대한민국' 등의 해당 기준은 언제나 권력을 독점한 군부를 비롯하여 그 권력자의 이상향에 맞추어졌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정부 주도의 공익사업과 방송, 범국민적 교육과 캠페인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와 개인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획일적인 길을 제시했다.

때문에 온 국민이 목표로 하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 정부는 그에 따른 통치의 정당성을 얻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가 된 88년 서울 올림픽은 그에 따른 과정과 성과... 더욱이 세상에 이상향에 다가선 대한민국의 모습을 선전할 수 있다는 것에서 독재자가 크게 신경쓸 수 밖에 없었던 큰 이벤트였음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그 당시의 국민 역시 올림픽의 성공에 노력하고 또 그 진행되어가는 현실에 자랑그러워해야 하는 공동체의 참여자였지만, 그와 반대로 올림픽의 환경과 거리의 미화를 이유로 살았던 터전과 자신 스스로의 권리가 박탈되어진 사건 등이 일어나면서 이에 전율의 '코리아나'의 음악이 울려퍼지던 화려함에 가려져, 국민으로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권리 등이 정작 국가 아래 주도된 이벤트와 슬로건에 의하여 무시되고 유린되어진 (여러) 사실 또한 적지 않음을 알고 또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해당 과거의 사실이 오늘날애 이르러 전해주는 경고는 비교적 명확하다.

오늘날 많은 국민의 정서에 자리잡은 '다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고 기능하는 국가와 그 체제의 존재' 는 결코 절대적인 가치와 정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실제로 다수의 행복이라는 명목 아래 소수의 권리 등이 유린되어진 사실이 있었음을... 그리고 그 모두의 행복의 본질 또한 국민의 자연스러운 염원과 합의가 아닌 소수의 눈높이에 결정되고 강요되며, 더욱이 그것이 사회 전반에 녹아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에 독자는 보다 더 민주적이고 또 이상적인 건강한 국가와 체제를 위해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를 알고 또 그 경계를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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