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의 역사
최경식 지음 / 갈라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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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인) '테러리즘으로는 역사는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과거 즐겨 읽었던 소설에 등장하던 문장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과거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소위 암살 등은 단순히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에서 벗어나, 나라를 빼앗긴 현실 속에서 저항하기 위한 수단 또는 비정규 군사작전의 일환으로서 행한 여러 사건들이 존재하기에, 결과적으로 암살과 테러 그리고 의거(의로운 일을 도모함)의 경계를 나누기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 책에 등장한 것처럼 역사적 인식과 그 평가에 대하여 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이 된다.

이에 암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아가는 이 책은 고대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근현대 한국사에 있어서 민감할 수 있는 김구와 박정희의 암살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를 통해 '암살의 성격'을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암살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는 물론 음모의 실행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그들이 어떠한 사고와 정의관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것에도 해당 암살사건의 면면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강력범죄나 엽기적인 사건에 등장하는 사람들... 이에 막연하게 광기를 드러낸 '미치광이의 행동'은 그다지 책 속에 드러나지 않는것은 (이외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실제로 고대의 왕권 국가에서 지도자들이 암살을 두려워한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대표적으로 진시황과 조조 등 여러 인물들이 암살의 위협을 받은 이유는 크게 그가 실행한 국가의 정책 등에 크게 반발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암살과 테러의 이면에는 그 각각의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수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까닭은 애초에 (당시) 암살을 시도하는 세력의 대의가 소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체로 그 상대가 큰 힘을 지니고 다수의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거를 마주하는 입장에서 단순히 암살의 시도 자체가 비인도적이고 악의적이라 구분하는 것은 매우 단순한 논리에 안주하는 것과 같다. 적어도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비록 역사에 암살이라는 수단에 기대하는 것이 시대의 변화를 꾀하는 폭력적인 수단이 분명하지만, 이에 현대인의 입장에서 왜 지금도 이러한 폭력적인 수단에 기대는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타협과 협상의 길은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보다 유연한 사고를 지니는데 있다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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