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투트모세3세의 치세와 죽음 그리고 이후 후계로 이어지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저자가 써내려가는 것은 문명의 발전과 시기의 특징이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저마다의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 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풀어가는 것이다. 때문에 책 속에서 어부와 농부 그리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남자와 그 아내의 삶과 함께, 군인과 의사 서기관과 같은 사회적 엘리트집단의 사고방식에 이르기 까지 적어도 해당 제국을 지탱한 뿌리이자 기둥들이 저마다의 최선의 길을 모색하며 살아가는 것은 문명 여느 문명사를 접하는 것 이상의 리얼함과 재미를 맛보게 하게 충분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이집트는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하고 또 이를 계승해온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자의 서'가 신이자 절대자인 파라오 뿐만이 아니라, 이하 인간에게 있어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닌 것은 인간이 삶 이후 죽음을 마주하며, 보다 고대 이집트의 정신과 세계관에 기대어 안정을 얻기에 필수 불가결인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다 폭넓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정신적 뿌리이자 선.악을 판별하는 정의, 또는 도덕적 잣대를 형성하는 내면의 가치 등이 그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가?를 물어본다면 어쩌면 그제서야 고대 이집트와 현대를 나눌 수 있는 차이점... 즉 그들만이 공유하는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