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위의 인문학적 식견과는 다르게, 오늘날에도 중동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람사는 '문제점' 또한 이 책 이모저모에서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길들여진 사람들과 다르게 전통적 유목사회의 너그러움을 간직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부패한 관료와 뭐든지 서류와 허가를 외치는 느려터진 공무원들과 그 행정처리... 특히 영국인인 저자를 중심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소위 '바가지' (외국인 비용) 는 진심으로 중동의 문화를 느끼려는 그의 긴 여행의 와중에 장애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그는 과거 미지의 문화를 마주하려는 옛 '그랜드 투어' 와는 다르게 스스로 관광객을 자처했을 정도로 스스로가 정한 테마와 장소를 찾는 자유로운 여행을 실행한 인물이였다. 때문에 그에 따른 감상을 적은 이 기록 또한 어느 여행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문명의 보고서' 가 아니라, 보다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과 모험심 또는 개인적인 취향과 장점이 잘 녹아있다는 점에 있어서, 보다 생동감 넘치는 100년전 여행기라 생각해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니라 생각이 된다. 때문에 오랜시간 지난 오늘날 나는 이 책을 마주하면서, 그가 표현한 풍경과 사람 또는 여러 문화의 정취를 마주하며, 그에 따른 지식을 접하는 것이 아닌 당시의 여행의 이모저모를 같이 체험하는 듯한 감각으로 독서를 마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자유로운 여행을 추구하는 저자와는 다르게 당시 세계는 또 다른 전쟁과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의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앗아가고 말았지만, 적어도 과거 오늘날과 비교해 많은 가치관을 공유한 여행자가 있었음을 알고 또 그의 발자취를 따라 과거의 여행지를 마주했다는 점에 있어서 나는 그에 따른 커다란 만족감과 아쉬움을 함께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