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 - 아프리카 종단여행 26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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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과거 내가 '국민학생'이던 시절... 어쩌면 처음 해외여행을 꿈꾸었고 또 이를 행한 것을 보면 과연 그것이 여행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여러모로 생각해보면 내가 추구했던 많은 것은 스스로의 휴양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나름의 여러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그랜드 투어'에 가깝다. 예를 들어 현재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돌무더기와 황야의 한복판에 서서, 나는 분명 그곳에 서 있었던 문명과 위인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그 나름의 감동에 젖어드는 소위 '자신만의 여행'에 도취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나의 여행사진에는 '사람'이 없다. 아니... 그러한 사실을 문득 이 책을 접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물론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이 아프리카를 여행한 한 노인?의 이야기 속에는 현대의 많은 여행자들이 생각하는 버킷리스트라던가,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라던가, 감성 충만한 추천여행지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에 충실한' 나름의 (다른)철학이 가득 담겨져 있는 감상을 받았다.

(...) 보고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모두가 다름을 배우는 여행이 더 좋아진다. 사막, 황무지,(...) 거칠고 투박한 사람들이 사는 땅에 온지도 50여일이 지났다.(...)

72쪽

실제로 책 속에는 어느 명소와 그 내력을 담은 내용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기나긴 여행 속에서 어떠한 인연을 만났는가, 그의 인간됨과 함께 여행에서 만들어지는 추억 등이 이후 어떠한 형태로 남아있게 되었는가가 보다 여행을 되돌아보고 기록하는 과정 등에서 꽤나 중요한 가치로 남아있게 된것 같다. 때문에 그의 여행은 혼자만의 경험과 만족만이 아닌, 아프리카를 무대로 다양한 여행을 거친 다른 여행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도 그럴것이 책의 추천사에서도 보여지는 유명한 여행 유투버들 또한 저자가 여행도중 만난 나그네이자, 반대로 든든한 여행의 동지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러한 여행 유튜버들은 다른 여러매체에서도 보여지듯이 보다 다양한 도전과 함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치의 함양을 위해 앞서 나아가는 젊은 패기가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미 70이 넘은 은퇴한 여행가에게 있어서 앞서 언급한 가치를 주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에, 어쩌면 독자로서 이 책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우선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이 생각한 것)기대 이상의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 있다고 여겨진다.

'추억은 경험 이후에 쌓인다' 이 단순한 사실을 우리는 현실이라는 핑계를 삼아 애써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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