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천리안 - 정경부인 장님 고성이씨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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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 이에

이 책은 해당 내용과 함께, '무엇을 위하여 지어졌는가?' 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한다.

예를 들어 어느 (과거의) 사실에 근거를 두어 작성되는 '창작물'은 대부분 수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막연하게나마)인식하고 있는 시대와 국가 또는 위인들이 주를 이룬다. 그야말로 글을 읽는 독자들을 위한 보다 폭넓은 관점과 주제를 마주함과 동시에, 이후 저자 스스로가 주장하고 싶은 세부적인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는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이 책은 보다 폭넓은 주제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도리어 어느 과거의 한 인물, 그리고 그가 영향을 미친 하나의 가문의 관한 이야기로서, 이는 저자에게 있어서, 스스로의 뿌리에 대한 관심과 긍지를 발견할 수 있겠으나, 반대로 이와 커다란 연관점을 발견할 수 없는 대부분의 독자에게 있어서는 '어느 양반댁의 며느리...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에 불과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한국의 오랜 고전적 문체에 익숙하다고 생각해온 나에게 있어서도, 분명 이 소설의 표현은고루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고 여긴다. 이에 비교적 젊은 독자들에게 권하기에, 이 소설은 좋게 표현하자면 '너무나도 옛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대한민국의 국민이 존경하는 '뛰어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 아닌 저마다의 뿌리 속에서, 남다른 멋과 장점을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가 그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발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조선의 여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신사임당을 제외하고, 만석꾼의 아내, 종가의 며느리... 그 밖의 여성이 짊어진 사회적 의미를 제외한 개인의 개성(또는 자질)이 드러난 예를 쉽사리 찾을 수 있는가? 이에 이 책의 주인공은 유학자의 딸이자, 며느리이며, 어머니로서의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여러 뛰어난 이야기를 드러낸다. 이에 그 명성이 드높지는 않으나, 이 여인을 존경하고자 하는 후손과, 그 행적을 다시끔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발현된 만큼 나는 이에 이 소설의 가치를 나름 높게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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