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이 책은 동북아 고대사회부터 형성된 독특한 '윤리와 정치관'이 그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확산되었는가... 또는 (풀이하여) 고대 중화 문명과 한반도, 일본에 이르는 커다란 문명권에 녹아들어 커다란 동양사상으로서 융합되었는가? 에 대한 탐구를 위하여 지어졌다는 감상을 준다. 이를 위해서 저자 또한 위에 언급한 다양한 고대 국가들의 관계와 교류 또는 융성과 몰락의 역사와 그를 증명하는 수 많는 기록을 통해 그 결과의 이면에 있는 가치관의 융합과 충돌의 진행과정을 드러낸다.
특히 융합이란 단순히 상대의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이미 지니고 있는 것과 새로운 것을 녹여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기에, 이에 저자는 단순히 어느 특수한 사상이 보다 선진적이고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사상의 확산이 불러온 보편적인 (동북아)세계질서의 확립과 그 세계관 속에서 관계를 유지한 문명의 특징을 살펴보고, 결국 서로간의 문화 등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오랜 융합의 과정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도적적 개념과 '인간관'을 공유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교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오늘날 만연해진 혐오와 '외곡되어진 역사관' 등이 바로잡혀지기를 소망한다.
결국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주장하는 가치는 화합이다. 물론 기나긴 역사 속에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아닌 국력을 바탕으로 서열을 강요하거나 문명과 야만을 구분지었던 역사가 없었던 것도 아니였으나, 그렇다고 다른 것을 억지로 배척하고 혐오하며, 자신 스스로를 두꺼운 껍질에 가둔 행동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굳이 '십자군' 같은 사건 만이 아닌 대한민국 이전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