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로 산다는 것 - 왕권과 신권의 팽팽한 긴장 속 조선을 이끌어간 신하들의 이야기, 개정판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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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수많은 역사에 비추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참모의 모습은 소위 킹메이커(소위 전략참모)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때문에 이 책의 주제가 된 국가 조선에서 가장 참모의 역활에 충실한 사람 또한 정도전과 같은 커다란 개혁적 사고(또는 혁명적인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 신하 또는 조력자를 떠올리게 되지만, 의외로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참모로서의 의의는 '나라와 사람을 중심으로 당시 사회의 한계를 인지하고 변화시키려는' 비전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든 사람'을 가르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황이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 <무진육조소>는 제왕의 길을 여섯 항목으로 제시한 것이다. (...) 주자성리학은 이황이 배출된 이후 조선의 정계.학계.사상계를 이끌어 가는 공고한 지도개념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92쪽 퇴계 이황

때문에 위와 같은 인식과 자질을 바탕으로 조선왕조500년의 오랜기간동안 찾아온 '국가의 위기'를 극복해온 사실은 분명 오늘날에 있어서도 유효한 교훈을 주는 것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란과 같은 외세의 급변하는 위기에 필요한 리더의 판단과 실행력은 어떠한 것인가? 또는 서서히 사회적 내부에서 생겨하는 부조리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과 비전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수 많은 상황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통하여 때때로 이를 과거의 수많은 사건 등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과 함께 이후 오늘날에 보여지는 현상에 비추어 어떠한 교훈적 가치관을 발견하게 하려는 노력 등은 분명 오늘날 정치와 공직 등에 몸담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보다 더 나은 길을 걸을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등불(모든 역사적 교훈의 의의라 할 수 있겠지만...)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 수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과정이 실려 있다. 이때 이원익은 이순신을 적극 옹호하고 원균을 비판했다. (...) 정파 간 대립과 명분과 이념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오늘날의 정치 현실때문일까? 이원익과 같이 시대건 국익과 민생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펼쳤던 참모의 출현이 더욱 기다려진다.

330~ 334 이원익

결국 많은 사람들이 조선을 일컬어 '정체되어 있었다' 말하지만 적어도 책 속의 다양한 참모들은 해당 시대의 여러 상황과 사건 속에서 도덕성과 청렴성 보다 합리적인 사고 등을 드러내며 '과거를 뛰어넘는 변화'를 추구해왔다. 덕분에 이들은 참모로서... 또는 보다 강한 변화를 추구하는 지도자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성군을 도와 스스로의 이름까지 남긴 뛰어난 능력의 재상, 지도자에게 앞으로의 국가에 필요한 변화의 실현을 주문하는 제안자로서, 그 다양한 역활을 통해 이처럼 역사에 기록되었고, 이에 저자의 지식과 가치관을 더한 보다 새로운 해석의 주제로서 다루어지기에 이른다.

혹여 단순히 이들이 권력을 활용하여, 또는 스스로의 재능을 더해 보다 더 높은 관직과 세력을 늘리는 것에 몰두한 인물들이여도 결국 한 시대의 권력자이자 측근으로서 이를(사전적 의미의) '참모'라 인식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개인의 영달을 위한 참모가 아닌, 보다 '시대를 이겨낸 참모'의 본질을 드러내고 또 그와 같은 인물들이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도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현재 수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고, 사회 여기저기서 드러나는 사회적 문제에 위기를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실질적 행정을 기대하는데 있어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있다. 이에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뛰어난 지도자, 격이 다른 정치가의 출현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먼저 사회가 이를 발탁하고 활용할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혹여 한정된 정치적 진영과 논리에 가로막혀 (개인)스스로의 정의와 믿음을 내려놓아야 한다면? 아니면 그저 정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진영의 그늘에 가려져 안주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기를 포기하는 공직자들이 늘어간 간다면... 결국 그 국가의 미래 또한 결단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 숙종 때는 소론의 정치적, 사상적 대립이 치열하게 전개된 시기였다. (...) 온건하고 타협적인 정치 노선이 큰 작용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기저에는 사상적으로 주자성리학에만 매몰되지 않고, 양명학, 음문학, 수학 등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가지는 개방적 입장이 있었다.

446쪽 최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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