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선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분석과 행동은 곧 청이 군사를 일으킬 명분을 제공했다. 물론 타국을 침략하는 행위 자체가 올바른 것인가? 하는 (현대적인) 윤리적 가치를 가늠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도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바라보아야 할 것은 당시의 시대적 변화와 이후 청나라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 조선은 어떠한 존재였는가를 생각해보는 그 시대의 국제정세에 대한 영역(중요성)이 더 크다 생각이 된다.
때문에 이후 병자호란의 발발과 결과를 통하여 조선이 보여주는 제일의 교훈은 이전 그들의 목숨까지도 걸었던 '역사적 사회적 의식체계'가 진정한 위협 앞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조선은 커다란 실수를 했다. 물론 그 대가에 대하여 조선의 국정을 맡은 신하들(조정) 뿐만이 아니라, 조선의 지배권을 지닌 왕 '인조' 또한 부정적인 역사적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오늘날의 후손들은 과거의 조선이 조금 다른 선택을 했었기를 바란다. 적어도 이전의 사대주의를 내려놓고,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이지를 아니, 좀 더 영악하고 비정한 선택을 통해 철저하게 조선의 이익을 추구했다면 어쩌면 청나라의 '실력행사'를 피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현대의 국제적 마인드 또한 흔히 일반인이 생각하는 가치관과는 다른 형태의 '완고함'이 있다. 그러나 과거 조선이 선택한 사상적 완고함에는 오늘날의 국제적 마인드 사이에서 중요한 '실리'라는 요소가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