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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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무력충돌과 분쟁 그리고 이를 통하여 역사가 후대의 자손들에게 던져주는 여러 교훈적 가치들을 접하는데 있어서 나는 먼저 '어떠한 것을 마주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했다. 예를 들어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의 개념에 있어서도 전쟁은 많은 생각거리를 가져다 준다. 물론 당시 역사적 이유와 환경과 기술의 한계를 통하여 전장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실패의 역사와 함께, 이에 그 한계를 넘어 최선과 성공의 길을 열어간 여러 위인들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영광과 굴욕를 나눈 가장 큰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현실의 삶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나만의 교훈으로 삼는 것' 어쩌면 현대 많은 이들이 전쟁사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에는 위의 가치가 크지 않은가 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의 내용을 접하고 있으면, 여느 전쟁사적 가치와는 다른 여러 복잡한 의문이 떠오른다. 실제로 현대전을 치룬 중동전쟁의 내면에는 흔히 대한민국의 국민이 지니고 있는 전쟁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전쟁이 왜 일어났는가? 누구에게 전쟁의 책임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중동전쟁에 던져보면 이를 쉽사리 정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오늘날까지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의 영토분쟁은 단순히 땅의 경계 뿐만이 아니라, 여러 서방 강대국과 중동 여러 국가간의 정치적 이해관계도 깊게 연관되어 있다. 더욱이 아주 오래전부터 속된 말로 '대책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종교와 민족의 갈등도 녹아있으니, 이에 언젠가 안정과 화합의 날이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책임한(또는 무지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어이없게도 팔레스타인 학살은 아랍국가들의 욕망과 정치, 전쟁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 준비 안된 전쟁에 민중의 감정과 정치가 개입했고, 전쟁 이후에는 각국의 정치 지형을 파괴하고 흔들었다.

90쪽

결국 사막의 땅과 하늘을 내달리던 무기들은 파괴와 희생만을 낳았고, 더욱이 그 상처는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았다. 이에 저자는 담담히 전쟁의 성격과 흐름, 그리고 그 혼란속을 나아간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아가지만, 특히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가치관으로서 인간의 오랜 고뇌, 언제나 어리석음과 헛된 반성을 반복하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서 적어도 불완전한 평화를 이어가기 위해서 인간과 사회 또는 국가의 각각의 영역에서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과 같은 감상을 받았다.

전쟁의 역사는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인간이 평화와 정의를 바라는 마음 만큼이나 얼마나 쉽게 이기심과 이해관계에 굴복하는지 보여준다. (...)

540쪽

'전쟁의 참상에 휩쓸리다.'

이전부터 전쟁을 겪은 이들과 역사는 흔히 위와 같은 표현을 써 왔다. 물론(당연하게도) 세상 누구도 전쟁의 한가운데 발을 디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수 많은 국민들이 전쟁을 부르짖고 정치인들이 공공연히 전쟁을 입에 담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의 지식과 인간의 이념에 비춘 정의는 그 빛을 바르게 잃게 된다.

과거 세계대전으로 확대 된 전쟁이 그 몸집을 키워갈때, 과연 그 때의 모든 사람들이 전쟁의 필요성을 인정했을까? 아니면 반대로 전쟁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국가는 전쟁과 분쟁을 멈추지 않았을까? 혹여 믿어 의심치 않은 인간의 평화를 향한 신념과 이성, 문명인으로서의 교양은 처참한 결과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막을 효과적인 방파제가 될 수 없는 것인가...?

이에 수 많은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히지만, 적어도 저자는 나름의 길라잡이 역활을 자청한다. '불완전한 세계 속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평화와 번영이라면 적어도 전쟁이 그 조건에 끼어들이 않게끔 모두가 '몸부림쳐야 한다' 소위 인간의 내면에 깃든 전쟁의 씨앗, 소위 편견과 증오, 부정적인 혐오의 감정을 모두 지워버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같이 인간이란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위의 감정 등을 필사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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