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히스토리 - 제국의 신화와 현실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홍우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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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러시아가 지니고 있었던 '국가적 이미지'는 크게 강력한 무력에 의지하는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냉전시대에 있어서 미국과 경쟁하고 또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유일한 연방국가 소비에트의 정치적 기반은 그 무엇에 기반하고 있었는가? 그리고 결과적으로 연방으로서의 구심점을 잃은 이후 오늘날까지 푸틴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독립을 분열로 이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이 최근 '같은 역사와 정서적 동질성'등을 이유로 분열을 봉합하고자 하는 수단으로서, 푸틴은 왜 전쟁이라는 수단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처럼 수 많은 현상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 '러시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가 행한 대외적인 여러 모습은 21세기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 아닌 이전 2차 세계대전중의 가치관에 보다 가깝다는 생각이 미친다. (대국)국가 러시아가 생각하는 세계의 정세, 국익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여러 과제, 특히 자국의 안보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한 무력행사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2022년에 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러시아는 전제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전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21세기 세계화된 지구와 미국 정치가 정하는 규칙에 러시아는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

269-270쪽 / 러시아의 정체성

결국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유지를 위해서 그들은 '경쟁구도'에 크게 의지했다. 저 멀리 미국과 서방세계와 경쟁을 하고, 그들의 (정치 사회적)구조를 비판하며,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러한 구조가 붕괴하고 또 실질적으로 여러 국가가 분열 독립한 이후에는 한 독재자가 주장하는 초강대국의 '지위'와 그를 위한 '연대'의 슬로건 아래 옛 영광을 쟁취하기 위한 무모한 길을 걸어들어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드러난 '역사성'에 비추어 보면 최근 러시아의 모습은 '국가가 나아가야 할 길' 줄여서 국가가 지닌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다 생각이 된다. 과거 러시아가 추구한 길은 크게 '서구화' 로 정의된다. 서양의 국가와 경쟁할 수 있는 경제력과 기술. 무력을 갖추고, 결과적으로 유럽의 수 많은 열강에 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전제국가로 성장한 이후, 볼셰비키혁명의 발현과 공산당의 등장으로 만들어진 '독재자의 통치'아래 결과적으로 러시아식의 규칙은 실패하고 또 와해 되어버렸다. 허나 현대사회로 이어지는 가운데 푸틴은 다시 '러시아를 위한 질서'를 계승했고, 또 그 영향력은 그 해당국가와 이웃뿐만이 아닌 전세계에 있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사이에 (오랜) 국제질서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온 러시아, 그리고 그러한 영향력에 발맞추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강대국의 등장... 이에 대한민국의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는데는 그러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하여 다시끔 '역사'를 돌아보는 시도로서의 그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한다.

푸틴은 내부적인 '역사 위조'와 외국인들이 '역사 분야에서 러시아의 국익을 훼손하려는'시도라 부른 것에 대응할 목적으로 역사 교육위원회도 발족했다. (...) 러시아인들이 기운 빠지는 비관주의와 팽장한 애국주의 사이에서 흔들리면서 대중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푸틴이 늘어놓는 듣기 괴로운 정당화는 거짓 신화와 현실이 가장 파괴적으로 결합한 형태를 보여준다. (...)

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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